인수 거부 시, 중국 위한 항공기 생산 중단
말레이시아·인도 구매 의사 타진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제트기를 인수하지 않는다면 중국을 위한 항공기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인수를 거부한 해당 항공사를 다른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보잉 경영 회복세는 여전히 순조롭다는 점을 강조하며 통상갈등이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오트버그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와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중국 항공사들이 고율관세 탓에 항공기를 반납했다고 설명하며 "중국 문제가 우리의 (경영난) 회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제트기를 인수하지 않는다면 보잉은 중국을 위한 항공기 생산을 중단할 것이며, 해당 항공기들을 다른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말레이시아와 인도가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반품한 보잉 여객기를 대신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22일(현지시간) 인도 항공사인 에어인디아가 중국에서 인수를 중단한 보잉 여객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샤먼항공이 보잉 여객기의 인수를 거부하면서 인수 예정이었던 보잉 항공기 한 대가 21일 미국 보잉 본사가 있는 시애틀 공항에 도착했다. 또 보잉이 중국 항공사에 인도할 예정이었던 두 번째 여객기도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잉 항공기가 미·중 관세 갈등에 불똥을 맞은 모양새다.
오트버그 CEO는 보잉이 안전성과 품질을 개선하고 있으며, 지난해 알래스카 항공의 동체 패널 폭발 사건, 국방부 프로그램에서의 심각한 손실, 대규모 파업, 우주비행사 두 명을 우주에 남겨둔 사건 등 여러 차례의 위기에 직면했으나 경영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잉이 미 국방부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계약을 수주한 점을 강조하며, 곧 맥스(MAX) 제트기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미·중 간 관세 보복 조치에 따른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반납 조치가 매출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회사의 현금 소진을 줄이려는 노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편 잇단 사고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보잉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195억달러를 기록했다. 예상치인 194억5000만달러와 비슷하다. 순손실은 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5500만달러)보다 크게 개선됐다. 보잉은 개선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보잉 737맥스의 생산을 월 38대로 늘릴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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