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사모펀드업계 관계자 인용 보도
中국부펀드, 정부 압박 속 신규투자 중단
加·유럽도 일부 자금 집행 중단
중국과 캐나다 연기금 등 '글로벌 큰손'들이 미국 사모펀드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밀어붙인 관세 정책이 자국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7명의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투자공사(CIC) 등 중국 국부펀드가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압박에 따른 조치로, 미국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해외펀드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블랙스톤과 TPC그룹, 칼라일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들이다. CIC는 외환관리국(SAFE)과 더불어 미국 대형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자로 자리매김해왔다. CIC는 2018년 지분 매각 전까지 한때 블랙스톤의 주주였으며,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파트너십 펀드'를 설립해 미국과 영국 기업에 공동 투자한 경험도 있다.
중국 국부펀드들은 직접 미국·유럽 기업이나 인프라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모펀드 투자 방식으로 수천억달러를 집행해왔다. 현재 투자 대안으로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일본·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일본은 미국 주식과 국채 등 주요 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캐나다와 유럽 주요 연기금들도 미국 사모펀드 투자 축소를 고민 중이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미국 인프라 자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 중이다. 덴마크의 한 대형 연기금은 이미 미국 사모펀드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해당 연기금 임원은 FT에 "시장이 보다 안정되고 예측 가능해질 때 다시 투자하겠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큰 할인율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큰 압박이라며 조속한 해결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실적 발표에서 "경기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도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관세 외교'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정비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역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미국이 교역국들과 기본적 합의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속보]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국힘 2차 경선 진출](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5042219081330407_1745316494.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