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녀산 관광지, BMI 측정 후 티켓 할인
비만이면 무료 입장 가능…체중 관리 일환
점점 살찌는 중국인…국가 차원 대응 나서
중국의 한 유명 관광지에서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입장료를 할인 또는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매체 '광밍망'은 지난 17일 "랴오닝성 번시시에 위치한 오녀산이 최근 BMI에 따라 티켓을 할인 또는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BMI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국제적으로 체중 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 기준에 따르면 BMI 지수 18.5~23.9는 정상 체중, 24 이상은 과체중, 28 이상은 비만에 해당한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체중을 티켓으로 바꾸세요, 당신이 살을 빼는 동안 입장료는 우리가 낼게요'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만약 관광객의 BMI 지수가 24~27.9 사이에 들어가면 입장료의 절반을 할인받을 수 있고, 28 이상이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오녀산 관광지는 정상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없어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 올라가야 한다. 산기슭에 있는 방문자 센터에서 산 입구까지는 7.8㎞로, 도보로 이동하면 왕복 약 3시간이 걸려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관광지 관계자는 매체에 "입장료는 1인당 70위안(약 1만 4000원)"이라며 "입구에 체중계와 키 측정기가 있어 현장에서 BMI를 측정할 수 있다"며 "4월 7일부터 15일까지 총 3480명이 방문했고, 이 중 1320명이 할인 혜택을 받았다. 할인 대상자 중에는 남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中 성인 10명 중 7명 과체중·비만 예측돼
이번 행사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추진하는 '체중 관리의 해'에 맞춰 기획됐다. 지난달 개최된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회의 민생 주제 기자회견에서 레이 하이차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주임은 "2025년을 체중 관리의 해로 지정한다"며 "체중을 관리하기 위한 행동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인들의 비만 추세가 계속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 문제도 공론화되고 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체중 관리 지도 원칙'에 따르면 현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30년 중국 성인의 과체중 및 비만율은 70.5%, 청소년은 31.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레이 주임은 "현재 국민들의 비만 문제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협하는 요인 중 가장 핵심이 됐다"며 "만성 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했다. 이에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건강한 중국 2030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30년까지 국민들의 체중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레이 주임은 "체중 감량은 상당 부분 개인 의지에 달려 있다"면서도 "충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해 체중 관리에 대한 홍보, 의료 기관의 체중 클리닉 설립 유도, 전문 상담 플랫폼 제공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체중 관리는 일시적이지 않고 전 생애 주기를 관통해 어릴 적부터 습관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교육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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