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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 그것도 종교물…'거절의 역사' 넘어 美 박스오피스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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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킹스' 예수의 생애 쉽고 친절하게 전달
장성호 감독 제작비 90억원 사비로 충당
"애초 국내 자본과 기술로 완성한다고 결심"
언리얼 엔진 활용 "시행착오 최소화할 수 있어"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가 북미에서 인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개봉해 이레 연속 박스오피스 2위를 달렸다. 지난 18일(현지시간)까지 티켓 매출은 3469만3552달러(약 494억원). 매출 감소 폭이 작은데다 상영관이 오히려 늘어 한동안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스틸 컷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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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 맞춰 친근하게 그린 작품이다. 장성호 모팩스튜디오 대표가 각본, 연출, 제작을 맡아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여정을 담았다.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에서 영감을 받아 아버지가 아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신약 성경을 풀어냈다.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스틸 컷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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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선 오브 갓(2014)', '더 바이블(2013)' 등 예수의 생애를 조명한 영화와 드라마는 많다. 그러나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소수에 불과하다. 장 대표는 빈틈에서 애니메이션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예수의 생애와 교훈을 쉽고 친절하게 전달했듯 순수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비기독교인들도 아는 이야기에서 여느 작품처럼 고통과 상처에 집중하지 않았다. 새로운 시각으로 펼쳐내 흥미와 관심을 돋았다. 시간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어드벤처와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고, 세세한 감정 표현으로 관객과 주인공 윌터(로마 그리핀 데이비스 목소리)의 일원화를 유도했다."


장성호 모팩스튜디오 대표

장성호 모팩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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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36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였다. 국내 투자처 상당수가 한국 애니메이션, 그것도 종교물은 북미에서 통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미국 영화계 지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기획안을 듣고 '무조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장 대표는 끝까지 국내 투자처를 고집했다. 크리에이티브와 판권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완성까지 꼬박 10년이 걸린 시간에서 90%를 투자에 쏟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거절의 역사였다. 초기 투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으나 아이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 무렵 미국 할리우드 투자자를 연결해준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차마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애초 국내 자본과 기술, 인력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킹 오브 킹스'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현장

'킹 오브 킹스' 버추얼 프로덕션 제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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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270억원을 투자받고, 나머지 90억원을 사비로 충당했다. 사생결단으로 뛰어들 만큼 완성도를 높일 자신이 있었다. 그는 충무로의 시각효과(VFX) 장인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해운대(2009)', '늑대소년(2012)', '한산: 용의 출현(2022)' 등 다수 영화에서 실재하지 않는 공간, 존재 등을 창조했다. 일찍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해 버추얼 프로덕션(가상공간에서의 촬영)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모팩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버추얼 카메라

모팩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버추얼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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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오브 킹스'는 그 시간과 노력의 투여로 이뤄진 결실이다. 세계 최초로 언리얼 엔진(미국 에픽게임즈에서 제작한 3차원 게임 엔진)을 활용한 리얼타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장 대표는 제작 전 퍼포먼스 캡처와 버추얼 촬영 기술로 새로운 애니메이션 파이프라인을 조성했다. 가상공간에서 모션 캡처(인체 움직임을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는 작업)로 배우들의 연기를 촬영하고, 최종 편집본을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했다. 그는 "제작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 시스템"이라고 단언했다.


'킹 오브 킹스' 미국 시사회 현장

'킹 오브 킹스' 미국 시사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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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촬영 현장은 계획과 다르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보드(촬영할 영상을 그림이나 사진 따위로 먼저 정리한 장면 연출 판)가 있어도 갖가지 이유로 혼돈에 빠지거나 시간을 낭비한다. 특히 많은 감독은 컷을 많이 찍어 편집실에서 만회하려고 한다. 제가 구축한 버추얼 제작 플랫폼은 효율적인 준비로 이런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제작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킹 오브 킹스'는 그 시작일 뿐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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