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바이오기술 이니셔티브법 발의
생물보안법도 재차 수면 위로
미국이 바이오기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격상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규제 카드를 꺼내 들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8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최근 '국가 바이오기술 이니셔티브 법안(National Biotech Initiative Act)'을 상원과 하원에서 동시에 발의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 등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주요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이 법안은 바이오기술의 위상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리고, 중국을 비롯한 전략적 경쟁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바이오기술 육성 촉진을 위해 미국 행정부 내에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은 해당 기관을 통해 바이오기술 규제를 간소화하고 5년마다 국가 바이오기술 전략을 발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연방 부처 및 기관 전반에 걸쳐 정책 조정을 위해 부처 간 위원회를 설립하고 바이오기술에 관련된 모든 연방 부처 및 기관에 대한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한다.
미국이 바이오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적잖은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연방상원 신흥바이오테크국가안보위원회에서 내놓은 보고서는 "중국이 20년간 생명공학 분야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두면서 이 분야에서 빠르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원료의약품과 복제약품 등을 미국에 대규모로 수출하는 국가다.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중국이 개발하고 임상시험까지 마친 신약의 판권을 사들이는 등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관세 전쟁과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의 공급망을 둘러싼 대립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입법이 연기됐던 '생물보안법'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기업을 '우려 바이오기업'으로 지정하고 향후 미국 기업과의 모든 장비 및 서비스 계약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미 정부의 움직임은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에서 중립적 위치에 있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긍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던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대규모 캐파 증설을 통해 이미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과 바이오 분야에서 본격적인 갈등 구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탈중국 흐름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뛰어난 바이오 생산능력과 안정적인 정치적 입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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