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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스벅에 밀리고 '메컴빽'에 치이고…설 곳 잃은 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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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트렌드 양극화에 '직격탄'
가격 경쟁력 잃고, 매장 수도 줄어
리브랜딩도 '지지부진'

올해 운영 25년 차를 맞이한 '원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이디야커피가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 최대 가맹점을 가진 토종 메가 브랜드로 덩치를 키워왔지만, 최근 소비 트렌드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극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오랜 기간 이어왔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점포 수) 자리를 빼앗긴 지도 오래다. 업계에선 과열된 카페 시장에서 이디야커피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사는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가맹점과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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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는 지난해 매출 24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2% 줄었다. 판매·관리비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전년보다 17.7% 증가했다.

2년 연속 쪼그라든 매출…잃어버린 '가성비' 포지션


이디야는 2022년 매출액 2778억원을 정점으로 2년 연속 역성장 중이다. 2023년 2755억원의 매출로, 이 회사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꺾였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18.1% 줄어든 82억원으로 2013년 이후 처음 100억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34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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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애매한 포지셔닝이 꼽힌다. 고급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분되는 커피 시장에서 이디야는 중가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다.


이디야의 최대 강점은 가격이었다. 경쟁사들에 비해 저렴한 커피를 내세우며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실제 이디야가 커피 시장 최강자로 올라섰던 2013년, 스타벅스·커피빈·투썸플레이스·할리스커피 등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 선일 때 이디야는 이들의 60% 수준인 2500원의 가격을 고수했다.


하지만 현재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3200원이다. 여전히 스타벅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진짜 가성비'를 앞세운 '메·컴·빽(메가MGC커피·컴포즈·빽다방)' 등 초저가로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2배가량 비싸다. 이들은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2000원대 이내에 제공하고 있어 이디야의 가격이 애매해졌다는 분석이다.


'매장 수 1위' 자리도 뺏겨…'메·컴·빽'에 완전히 치였다

이디야가 초저가 브랜드들에 빼앗긴 것은 '가성비'라는 포지션뿐이 아니다. 이디야는 오랫동안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를 기록했지만 이 자리도 내줬다.


이디야는 2001년 1호점을 오픈한 이후 매년 빠르게 점포 수를 확장해 2013년 가맹점 수 1000호점을 돌파하며 국내 커피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4000호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 폐점이 신규 개점을 앞지른 탓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공개된 이디야커피의 매장 수(가맹점+직영점)는 2020년 2885곳에서 2021년 3018곳, 2022년 3019곳으로 꾸준히 늘다가 2023년엔 2821곳으로 6.6% 감소했다. 지난해 매장 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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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메가MGC커피는 2023년 2709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2021년 1603개, 2022년 2173개로 매년 500개 이상의 매장을 내는 셈이다. 컴포즈커피 역시 2023년 매장 수는 2361개로 전년(1901개)보다 460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빽다방도 1452개의 매장을 운영해 전년(1231개)보다 200개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전국에 '메·컴·빽'의 매장 수가 1000개 이상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가격이 비싼 해외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도 대거 등장해 카페 프랜차이즈 간 출혈 경쟁에 합세하고 있다. 모로코의 바샤커피, 미국의 인텔리아젠시아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디야는 매장 수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었는데, 폐점이 많아지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며 "갈수록 양극화되는 흐름 속에서 브랜드 전략을 완전히 새롭게 가져가야 하는 만큼 이디야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간 멈춰있는 '리브랜딩'…지지부진한 가맹점주와 협의

이디야도 체질 개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와 가성비로 무장한 저가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 경쟁력을 찾기 위해서다. 실제 문창기 이디야 대표이사(회장)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겠다"며 "단순히 인테리어나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디야는 지난여름 기업이미지(CI) 변경을 위해 특허청에 'ODO' 상표권을 출원하고, 창사 이후 최초로 배우 변우석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을 시작하며 본격 리브랜딩에 나섰다. 모델 기용 관련 마케팅 비용을 가맹본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전면적인 리브랜딩 계획과 방향성은 1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 협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다. 인테리어나 마케팅 강화 등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예상되지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점이 리브랜딩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이디야 관계자는 "이디야커피는 고속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외형적인 확장보다 물류·구매 등 공급망 관리 체계 효율화, 기존 사업 손익 구조 개선 등 내실 중심의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가맹점주의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브랜드의 장기적인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적 기조를 유지하는 등 효과적인 리브랜딩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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