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미 21만t 풀었으나…"결정적 효과 못내"
쌀밥, 1년 새 빵값 2배
일본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비축미 방출 등 정책 수단을 동원했지만 쌀 소매가가 1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15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슈퍼 1000곳에서 판매된 쌀 5㎏ 평균 가격이 전주 대비 8엔(약 80원) 오른 4214엔(약 4만1850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2068엔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쌀 소매가는 14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작년 여름께부터 유통량 부족 등으로 쌀값이 크게 올랐다. 일본 언론들은 1918년 쌀 소동 사건에 빗대 이를 '레이와(令和·현 일왕 연호)의 쌀 소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쌀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비축미 21만t을 풀었다. 비축미는 지난달 말부터 일부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쌀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이에 농림수산성은 7월까지 매달 비축미 입찰을 추가 실시해 공급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 하순에 비축미 10만t을 방출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정부가 쌀값 억제에 힘을 쓰고 있지만 결정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농림수산성이 쌀 도소매 업자와 개최한 의견 교환 행사에서는 비축미 유통에 지역별 편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추가 대응책을 주저하지 않고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중 무역 갈등 등 영향으로 밀 가격이 저렴해지며 식탁 위에 쌀 대신 밀이 오르고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4월부터 정부의 밀 판매 가격은 1t당 평균 6만3570엔으로 2024년 10월~2025년 3월 대비 4.6% 하락했다. 2021년 10월~2022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밀값은 내리고 쌀값은 오르며 빵과 쌀밥 간 가격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가 총무성의 소매물가통계조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2월 도쿄 23구 식빵 가격은 60g짜리 1조각에 32엔으로 최근 2년간 30엔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식빵 한장과 가격이 비슷했던 고시히카리 쌀밥 한 공기(정미 65g)는 전년 대비 27엔 오른 57엔으로 약 두배가 됐다.
빵이나 면류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생기며 식탁 메뉴도 변화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인테이지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 등지 1260가구의 저녁 메뉴를 조사한 결과, 파스타가 등장한 비율이 2월 4%로 전년 동월(3.5%)보다 증가했다. 저녁 식사에 쌀을 먹는 비율은 여전히 70%를 넘지만 2월에는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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