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트럼프 '대학 길들이기'에 반발…"독립성 놓고 협상 없다"

"대학, 연방정부에 장악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반(反)유대주의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 중단 압박을 받고 있는 하버드대가 "대학의 독립성이나 헌법적 권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돈줄을 쥐고 '대학 길들이기'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학문적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버드대 측은 이날 교육부를 포함해 정부 측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하버드대나 다른 어떤 사립대도 연방정부에 장악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학 내 친(親)팔레스타인 시위 허용,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도입 등 진보 성향을 띤 대학들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펜실베이니아대 등이 정부 자금 지원 중단 압박을 받았다. 하버드대 역시 연방정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정부에서 지급받는 90억달러 규모의 지원금 지급 및 계약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앞서 미 당국은 하버드대와 맺은 2억5560만 달러(3800억원 상당) 규모의 계약과 87억 달러(12조8000억원 상당) 규모 보조금 지급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학교 측에 통보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이는 반유대주의를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하려는 의도가 없음이 명확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요구 사항 중 일부는 반유대주의 퇴치를 목표로 하지만 대부분은 하버드의 '지적 환경'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