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주문하신 약, 몇 시간이면 도착 합니다"…떠오르는 '의약품 유통업계 쿠팡'[의약품 유통시장의 명암]②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온라인 플랫폼발 지각변동, 시장 흔들까
유통비용 상승·저마진 등 업계 문제
대안 떠오른 온라인 플랫폼

편집자주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접하고 복용하는 의약품 한 알이 얼마나 복잡한 경로를 거쳐 우리 손에 들어오는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의약품 유통은 '제조사 → 1차 도매상(또는 n차 도매상) → 병원·약국 → 소비자'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도매' 단계를 둘러싸고 업계 내 이해관계와 우열의 방정식이 복잡하게 짜여 있어 소비자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 아닌 피해를 입기도 한다. 도매상의 수가 4400여개(식약처 기준)에 달하지만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기업은 극소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내 불균형과 부작용은 상수가 됐다. 정부·제약사·유통업계·요양기관 등이 두루 얽히고설킨 의약품 유통시장 혁신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아시아경제는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의약품 유통 구조의 현실과 이면을 조명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①누구를 위한 '유통공룡'인가

②온라인 플랫폼발 지각변동, 시장 흔들까

③"디지털 전환, 투명성 제고로 개혁해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블루엠텍의 물류창고에서 배송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블루엠텍의 물류창고에서 배송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극소수 업체의 시장 과점과 제조사-약국-병원 등이 얽히고설킨 의약품 유통 구조는 결과적으로 ▲유통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유통업체의 난립 및 이에 따른 과당경쟁·리베이트 ▲고질적인 저마진 구조와 혁신의 부재 같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마이너스 마진 낙찰'이다. 16일 제약 및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병원, 특히 대형 병원들이 의약품 공급 도매상을 선정할 때 입찰 방식을 채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도매상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게 보통이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일부 도매상은 제조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약품을 공급하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대형 병원과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입찰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수십~수천개 업체가 경쟁하다보니 저마진 구조가 고착화돼 의약품 유통 품질에 대한 투자는 등한시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런 구조는 결국 제약회사와 도매업체, 특히 중소 도매상들의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미 얇아진 마진율은 점점 더 하락하고 있고, 반대로 운송비용, 보관비용 등 유통 관련 비용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바로잡는 일과 관련해 주목받는 게 제조사와 병원·약국을 잇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유통 시스템이다. 지난 14일 찾아간 경기도 평택 소재 의약품 유통업체 블루엠텍을 일례로 들 수 있다. 연면적 1만608㎡,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 이곳에는 수십대의 의약품 배송 트럭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국내외 제조사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이 블루엠텍 물류창고로 들어오면 각각의 보관조건에 맞춰 냉동, 냉장, 정온 창고 등에 나눠져 보관됐다. 블루엠텍 물류센터는 영하 25℃로 관리되는 119㎡의 냉동창고와 15~25 ℃ 습도 60% 이하를 유지할 수 있는 3002㎡규모의 정온창고도 갖췄다.

이들 의약품은 주문을 접수받으면 전국 각지에 최소 수시간 내지 하루 만에 배송이 가능하다. '의약품 유통업계의 쿠팡' 격이다. 김준석 블루엠텍 부사장은 "주문수집부터 보관, 포장, 배송, 반품 등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통합한 온라인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오프라인에 기반한기존 도매와 달리 영업, 수금업무가 디지털화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사업확장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블루엠텍이 운영하는, 제조사와 병원을 잇는 온라인 의약품 플랫폼 '블루팜코리아'에 가입한 병·의원은 약 2만9300곳이다. 이는 국내 전체 병·의원(약 3만 5000곳) 중 85.7%에 해당한다. 9만 종에 달하는 전문의약품, 의료소모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머크, 바이엘, 사노피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도 늘어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 위고비 유통비중이 커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블루엠텍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사업 확대는 의약품 유통 산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블루엠텍 외에도 한미약품의 HMP몰·바로팜 등의 온라인 플랫폼 제조사 또는 중소 도매업체들이 병원 및 약국을 온라인상에서 연결하는 유통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도매 업체들도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조직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신생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은 기존의 복잡하고 비대했던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편리한 주문 시스템과 빠른 배송 속도를 자랑한다. 카드 포인트 적립, 자체 적립금 등 다양한 방식의 금융 혜택도 매력적이라 연령대가 젊은 약사를 중심으로 신생 온라인 플랫폼 유통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