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선크림으로 못 돌아가"
한국 선크림, 美 소비자에 인기
가격 상승 우려에 1년치 사재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물가 급등을 우려한 미국 소비자들이 앞다퉈 사재기에 나선 가운데 사재기 품목 중 '한국산 선크림'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토대로 미국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내 수입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며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선 품목 8개'를 추렸다.
이 중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추고 화장품의 역할도 하는 '한국산 선크림'이 포함됐다. WP는 한국산 선크림이 자외선을 차단하고 질감이 산뜻하며 다른 화장품과 잘 어울린다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유명해 소비자들이 이를 비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아시아나 유럽 지역과 다르게 자외선 차단제를 의약품으로 규제하고 있어 한국산 선크림처럼 위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제품을 만들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SNS 레딧에서도 '지금 구매해야 할 미용 제품'으로 한국산 선크림이 꼽히며 인기를 입증했다. 한 레딧 사용자는 "한국산 선크림을 1년 치나 미리 구입했다"면서 "다시는 미국산 선크림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최근 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K-뷰티 바람이 불면서 미국 내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를 기록, 프랑스(12억63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를 넘어섰다. 캐나다가 10억22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3위였고 이탈리아·중국·멕시코·영국·일본 등이 뒤를 이었다.
K-뷰티 열풍은 K컬처가 인기를 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K팝과 K드라마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수혜를 보고 있으며 기업들은 제품 협찬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수출된 한국 화장품 규모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약 15조원)로 2021년 92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넘어서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6일 동안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응답자 54%가 반대 입장을 표했다. 응답자 4분의 3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관세 폭탄 이후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최근 사재기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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