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NS서 러시아 용병 모집 포착
'중국인 155명 참전' 주장 뒷받침
가디언 "중국 SNS 엄격히 감시받아,
적어도 중국 당국이 방치 중인 것"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용병으로 입대하라고 권유하는 내용의 광고가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적극적인 모병 활동에 중국인 155명이 러시아군에 가담해 싸우고 있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과 부합하는 정황으로 읽힌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부인 중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병 광고들은 금전적 혜택을 강조하면서 남성성과 호전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러시아군에 입대하면 6만위안(한화 약 1200만원)부터 20만위안(약 3900만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주고 1만8000위안(약 350만원) 안팎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손짓한다.
다른 광고에는 강인해 보이는 백인 남성이 마트 경비요원, 헬스 트레이너, 택시 기사 등 일상의 직업을 벗어나 군복을 입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어와 중국어 자막으로는 "지금의 일이 당신이 원했던 길이냐. 힘을 보여주고 싶으냐. 당신은 강한 남자다. 남자가 돼라"고 독려한다. 또 다른 동영상 광고에서는 이미 용병으로 채용됐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어떻게 모병에 응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러시아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입대에 따른 급여와 주거·의료·보육 혜택 등을 중국어로 설명하는 영상도 포착됐다. 인플루언서는 "최고의 장비를 제공받고 경험 많은 조교로부터 훈련받을 수 있다"며 "외국에서 군 복무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60세 미만이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입대할 수 있다"고 손짓한다.
이런 영상들에는 어떻게 입대할 수 있는지, 러시아어를 못하는 것이 장벽이 되지 않는지 등을 묻는 반응부터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는 반응까지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급여 수준에 대해서는 중국군에서 받는 것보다 낫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가디언은 "중국의 SNS가 엄격하게 감시·통제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광고가 수 개월간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것은 적어도 당국이 이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중국 국적자 최소 155명의 인적 정보를 확보했다"며 "러시아가 중국 SNS를 통해 용병 모집 광고를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 소속으로 싸우던 중국인 두 명을 생포했다며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도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이것은 중국 영토와 관할권 내에서 러시아가 중국인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벌인 일이라는 게 분명하다"며 "러시아가 전쟁을 연장할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국은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한다. 중국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친구, 동지"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매우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한다. 이것이 젤렌스키가 옳지 않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중국 역시 "근거가 없다"며 "무책임한 발언을 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반발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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