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AI제트 400W
'스틱형 청소기' 먼지·얼룩에 유용
손잡이·배터리·흡입구 결합 간단
일반·물걸레 등 용도별 흡입구 6개
엄지손가락만으로 '까딱까딱'
원하는 기능 3개의 버튼으로 간편
지난해 출시한 AI제트보다
최고 흡입력 29% 개선 돼
한손으로 들기엔 다소 무거워 '옥에 티'
청소기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빠르게 변한 대표적인 가전제품이다. 어렸을 적 부모님과 함께 바퀴 달린 먼지통을 밀고 전기코드를 돌돌 말아 쓰던 '유선 청소기'는 추억의 산물이 된 지 오래다. 어느새 전선이 사라졌고 청소기가 '로봇화'되더니, 이젠 인공지능(AI)을 심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로봇청소기'가 대중화됐지만, '스틱형 청소기'도 계속 진화하고 판매되고 있다. 그만이 가진 매력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스틱형 청소기를 앞으로 밀었다가 뒤로 당길 때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 청소를 취미라 말하는 이들은 그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기자 역시 그렇다. 가정에 로봇청소기가 있지만, 스틱형도 따로 쓴다. 오히려 사용 빈도는 스틱형이 더 많다. 먼지와 얼룩이 보일 때마다, 생각이 날 때마다 곧바로 청소에 나서기엔 스틱형이 더 유용해서다.

'비스포크 AI 제트 400W'가 바닥에 깔려 있는 매트를 청소하던 중 AI모드를 통해 매트에 적합한 청소 환경에 맞게 방식을 조정한 후 '최적화'됐다는 메시지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김형민 기자

'비스포크 AI 제트 400W'를 청정스테이션에 꽂은 후 버튼을 누르자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로 배터리 상태를 자체 모니터링한 후 안전하다는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김형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비스포크 AI 제트 400W'를 시장에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고도의 AI 기능과 세계 최고의 흡입력을 자랑하는 신제품이다. 첫인상은 '그놈 참 스나이퍼건(저격수들이 쓰는 총)처럼 생겼네'였다. 스틱형을 처음 쓰기 전 많이 느끼는 감정이다. 청소를 곧 '먼지와의 전쟁'이라 여긴다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마음속의 말이기도 하다. 손잡이, 배터리, 흡입구를 결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지정된 위치에 대고 밀어주기만 하면 각 부분이 잘 안착됐다. 흡입구는 일반청소, 물걸레청소 등 각 용도에 따라 쓸 수 있는 것으로 6개가 있었다. 손잡이를 잡은 상태에서 잡은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어 편했다. 버튼은 마이너스, 플러스, 전원. 총 3개였다. 여러 기능을 심으려 하다 보면 간혹 버튼이 넘치게 많은 제품도 있는데, 이 청소기는 3개여서 간단하고 빠른 숙지가 가능했다. 기능은 일반, AI모드, 강력, 초강력, 제트가 있었다.

'비스포크 AI 제트 400W'를 청정스테이션에 꽂아 세워 놓은 모습. 좌우로 넓지 않고 슬림해 어디에 갖다 놔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공간 활용에 용이하다. 사진=김형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먼저 AI모드로 거실과 방 안을 청소해봤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AI 모드 2.0'을 이용해 청소 환경에 맞춰 흡입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실제로 청소기는 상황에 따라, 굳이 직접 조정하거나 조정해달라고 주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청소 방식을 바꿨다. 매트 바닥에서 마룻바닥으로 청소 구역이 넘어가면 먼지 흡입 정도와 청소 요구시간 등이 변경됐다. 맨바닥을 지나 바닥과 벽면이 만나는 몰딩으로 이동하자 청소기는 또 한 번 방식에 변화를 줬다. 이를 통해 제품은 배터리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일관된 흡입력 때문에 불필요하게 힘을 빼는 청소를 줄여 배터리가 가진 에너지양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 100% 충전량으로 시작한 청소기는 비교적 오랜 시간 청소를 한 후에 청정스테이션에 꽂아도 배터리의 전력은 80~9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먼지 흡입력은 꽤나 강력해 '쾌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삼성전자가 이 제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지목했던 것이 흡입력이다. 흡입력의 핵심인 모터 구조를 한층 향상시켜, 지난해 출시된 비스포크 AI 제트의 최고 흡입력 310W(와트)보다 흡입력 29%를 개선했다. 400W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280W 이상의 흡입력을 제공하는 무선청소기들과 비교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제품을 '초강력' 모드로 설정하고 쓸 때 그 흡입력을 맛볼 수 있다. 일반 바닥보단 먼지가 평소 많이 쌓여 있지만, 잘하지 않는 침대와 소파, 가구 아래 틈바구니를 청소할 때 특히 그랬다. 소파 아래에 방치돼 있던 먼지와 각종 쓰레기가 청소기 안으로 빨려 들어갈 때 나오는 '쏙쏙' 소리 등은 전율이 일 정도로 시원하게 들렸다.
청정 스테이션은 사용자가 원할 때 청소기의 안전 상태도 점검해준다.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로 배터리 상태를 자체 모니터링하고 과충전, 방전, 과열 등을 사전에 제어해준다. 문제가 없으면 "진단 완료. 안심하고 사용하세요"라는 문구로 친절히 알려주기도 했다.
한 가지 '옥에 티'라면 무게 분산이었다. 삼성전자는 이전 310W 제품에 쓰던 모터가 150g에 이르던 것을, 이번 신제품에서 흡입력을 400W로 늘리고 모터 무게는 148g으로 효율화했다. 이전 제품을 사용한 후 신제품을 썼다면 무게 감량을 체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신제품만 이용해본 입장에선 일단 가볍게 느껴지진 않았다. 한손으로 들고 오랜 시간 청소하기에는, 손목이 다소 피곤했다. 힘에 부치고 뻐근한 느낌도 있었다. 손잡이를 오른손에 쥐고 왼손을 청소기 몸체를 잡고 청소를 하니 조금 덜 힘들고 안정감이 있었다. AI 등 좋은 기능이 탑재되고 핵심 부품들도 탑재되려면 어느 정도의 무게는 감수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다만 앞으로 나올 스틱형 청소기들은 인체공학적인 해결책을 통해 사용시 느끼는 무게감이 좀 더 가벼워졌으면 하고 바라봤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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