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시장 규모 2년 전 대비 20%↓
2030 빠지고 진성골퍼 중심으로 재편
지포어·PXG 등 고가 상품 위주로 소비
제이린드버그 청담 명품 거리서 매장 오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골프 입문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골프웨어 시장은 엔더믹 전환 이후 젊은층 이탈과 경기 위축 여파로 크게 축소되면서 경제적 여유를 갖춘 골퍼들로 재편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 까르띠에와 샤넬, 펜디, 로로피아나 등 글로벌 명품 패션 및 쥬얼리 브랜드 매장 사이에서 스웨덴 골프웨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 플래그십 스토어 '클럽하우스'가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골프웨어 브랜드가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린드버그를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를 전 세계 제이린드버그 매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998㎡(302평)에 달한다.
제이린드버그가 입접한 건물은 과거 명품 패션 브랜드인 브루넬로쿠치넬리가 썼던 곳이다. 지포어, 말본, 사우스케이프, 어메이징크리 등 경쟁 업체들의 매장이 젊은 소비자가 많은 압구정 카페 골목 부근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이린드버그 관계자는 "진성골퍼 분들을 보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여유롭게 쇼핑하는 경향이 짙다"며 "프리미엄 골프웨어 이미지에도 명품거리가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웨어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진성 골퍼들을 공략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골프 입문 열풍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골프웨어 시장은 엔더믹 전환 이후 젊은층 이탈과 경기 위축 여파로 크게 축소되면서 경제적 여유를 갖춘 골퍼들로 재편되자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것이다.
실제 제이린드버그의 클럽하우스는 VIP를 위한 공간을 지상 4층과 5층 등 두 개 층이나 조성했다. 이 공간은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만 올라갈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상위 고객들을 꼽아 VIP로 선정해 매장에 올 때마다 간단한 다과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매장에서 스크린 골프를 즐기고 테라스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VIP실에는 골프채와 장갑 등이 모두 구비됐다. 스크린골프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주도하는 스크린골프리그 'TGL'에 쓰였던 '풀스윙'이 장착됐다. 이 공간에서는 제이린드버그가 후원하는 '팀 제이린드버그' 소속 선수들의 원포인트 레슨도 받을 수 있다.
4층에는 퍼팅연습과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VIP들이 프라이빗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별도의 탈의실과 쇼핑 공간들도 마련됐다. VIP에게는 스웨덴에서 공수한 커피와 시나몬롤 등이 제공된다.
지하 1층과 3층에는 제이린드버그가 선보이는 의류, 장비, 신발 등이 진열됐다. 지상 3층에는 여성 의류, 2층에는 남성 의류 중심이다. 1층은 제이린드버그의 핵심 상품들이 진열됐다.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이 3040의 골퍼들인 만큼 1층 매장 분위기는 상장 색상인 '에너지 오렌지'를 사용해 경쾌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냈다. 지하 1층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한 티셔츠를 꾸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같은 최고급 공간은 골프에 진심인 '큰 손' 고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골프 시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진성 골퍼만 남았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해 골프웨어 시장규모는 3조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시장 규모(3조7500억원) 대비 8% 낮아진 수치다.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2년(4조2500억원)과 비교하면 8000억원 차이가 난다. 골프웨어 시장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은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젊은 골프 인구의 이탈하면서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골프를 즐기던 진성 골퍼들은 퍼포먼스(기능) 중심의 고급 브랜드로 옮겨갔고, 여유가 있는 골퍼들도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며 "중저가 브랜드들이 매출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30을 타깃으로 했던 메종키츠네 골프는 지난해 사업 1년 만에 종료를 결정했고, LF의 '랜덤 골프클럽', 글로벌세아그룹의 '톨비스트' 등도 브랜드 운영을 종료했다. 생존한 브랜드는 고가의 가격정책을 편 곳이다. 백화점 매출 상위 골프웨어 브랜드는 '지포어', '타이틀리스트', '마크앤로나', 'PXG', '말본골프', '사우스케이프', '제이린드버그' 등이다.
이들 브랜드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브랜드는 지포어다. 지포어는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도 가격이 높은 축에 속한다. 35~44세의 부유한 고객들을 공략하며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골프화와 골프장갑은 본사에서 직수입하는 대신 의류 상품은 국내 사업권을 가진 코오롱FnC가 직접 기획과 디자인해 선보인다. 한국인 체형과 습관, 취향을 고려해 고기능성 의류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상·하의 각각 40~50만원대다. 방수기능이 장착된 여름용 아우터는 80만원에 달한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