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강 없이 우후죽순 출마
한덕수, 다크호스 부상…물밑 설득
민주당, 이재명 독주 속 '2등 전략'
범보수·범진보 진영의 6·3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의 내부 경선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 '1강' 체제가 굳건한 상황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뚜렷한 '1강' 없이 출마 열풍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가 15~20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나경원 의원이 출마를 확정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유승민 전 의원 등도 대선 출마 후보군이다.
보수 진영에선 김 전 장관이 지지율 선두를 달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강성 보수 지지층을 확보했다.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당내 기반을 닦고 있는 홍 시장과 현직 서울시장으로 대중 인지도가 높은 오 시장도 유력 후보다. 또 유 전 의원은 '경제통'으로 중도층 지지세가 높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정치 입문 7개월 만에 국민의힘 사령탑에 오르는 등 저력을 입증했다.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다크호스로는 한 대행이 꼽힌다. 참모들에게 "대선의 'ㄷ' 글자도 꺼내지 말라"며 출마 뜻이 없다고 밝혔으나, 박수영 의원을 비롯해 다수 국민의힘 의원이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제, 외교 전문성이 높은 한 대행이 나서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고령인 데다 대중적 인기가 많지 않고 현재 대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경선 후보가 많은 만큼 변수도 많다. 우선 '윤심(尹心)'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사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긴 하지만 여전히 강성 보수층에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김 전 장관이 당원 지지에서 앞서고 있으나 윤 전 대통령이 나 의원 등 다른 친윤(친윤석열) 후보에게 본격적으로 힘을 실어줄 경우 경선 구도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의 경우 대선 후보 경선은 이 전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출마 각오를 담은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전 대표의 독주 체제 속 비명계 주자들도 속속 대권행보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당의 '적통'임을 부각하고 있다. 경제 비전으로 제시한 '분권경제 체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전날 출마 선언과 함께 미국 출국길에 오른 김 지사는 첫 대권행보로 미시간주에서 자동차 관세 대응 행보에 나섰다. 경제전문가로서 국제무대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다.
김 전 지사는 출마 시점을 최종 조율 중이다. 이날 열리는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의 1차 회의 등 경선 일정 결과를 본 후 출마 시점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이번 주에 물리적으로 (출마가) 가능한지 봐야 할 것 같다. 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경선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일강다약(一强多弱)' 구도로 흘러가면서, 후보들의 '2등 전략' 역시 주목할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경선에서 이 전 대표 이후의 차기 당내 권력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세우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당권 등 다음 스텝을 위해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정서적으로 '이심전심'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가장 먼저 대선 후보로 확정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새미래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총리 역시 조기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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