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0명 채용했는데 46% 69명 관둬
역대급 포기율에 지사 갑질의혹 영향 분석
일본 효고현에서 신입 공무원 150명을 뽑았는데 69명이 입사를 포기했다. 효고현은 현 지사가 직장내 갑질(일본에서는 파워하라고 부름)논란으로 사퇴했다가 다시 지사에 당선된 곳으로 일본 언론들은 지사의 갑질의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효고현은 9일 "2024년도에 새로 채용한 종합사무직(대학교 졸업 수준) 공무원 150명 가운데 69명이 채용을 포기해, 포기율이 46.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도의 채용 포기율은 25.5%였다. 지난해는 채용 방식이 일부 변경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20포인트 이상 급등한 수치다. 사이토 모토히코 현 지사와 관련된 직장 내 괴롭힘(파워하라) 의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사이토 지사는 같은 날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정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대로 만들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효고현은 이번 채용에서는 필기시험에 민간기업 등에서 사용하는 적성검사를 새롭게 도입했다. 또한 예년보다 앞당겨 선발절차를 진행해, 지난해 6월 중순에는 '최종 합격자'로 60명에게 합격 통보를 했지만, 이 가운데 35명이 채용을 포기했다. 일반 채용에서는 합격자 90명 중 34명이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 인사과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채용을 앞당긴 만큼, 일부 인원이 다른 지자체나 기관으로 빠질 가능성은 예상하고 있었다"면서도 높은 포기율의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이토 모토히코(48) 효고현 지사는 도쿄대를 나온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2021년 효고현 지사에 당선됐다. 그러다 지난해 3월 효고현 국장의 문서를 계기로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그가 목숨까지 끊은 뒤 같은 해 9월 의회의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임을 묻는 게 중요하다"며 지사 선거에 재출마해 11월에 당선됐다. 그의 갑질 의혹은 현 의뢰로 설치된 제3자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상당수 사실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이토 지사는 별일이 아닌데도 직원들에게 수시로 폭언을 하고 툭하면 화를 냈다. 또한 평일 밤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채팅을 통해 일을 시키거나 질책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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