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비 아파트 매매 건수 41% ↑
부산, 대전, 대구 등 광역시 증가세
현장에선 "급매로 나온 물건 거래뿐"
부활 예견 이르다 설명
올해 들어, 비(非)수도권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 여파에서 비켜나 있고, 곳에 따라 미분양이 즐비한 지역에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다. 현장에서는 저렴한 급매가 소화된 결과라고 분석하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를 뺀 수치는 각각 1만6161건, 2만1384건, 2만2842건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연초 대비 지난달 거래량은 약 41% 늘었다.
지방 매매 거래 증가
비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에서 부산 등 광역시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부산의 경우 올해 1~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648건, 2185건, 2445건으로, 2개월 만에 48% 넘게 올랐다. 비수도권 전체 증가 폭보다 7%포인트가량 높다. 대전도 816건에서 1104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달에는 1214건으로 집계돼 같은 기간 약 49% 증가했다. 대구의 경우 증가 폭은 이보다 떨어지지만 마찬가지로 1월 1435건, 2월 1850건, 지난달 1962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광역시보다 규모가 적은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오히려 아파트 매매 거래 감소했다. 경상북도의 경우 아파트 거래량이 1월 1511건에서 2월 2012건으로 증가했지만 지난달에는 1924건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매매 거래량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비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부활을 예견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봄 이사철 이슈 등이 겹치면서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지방 아파트 시장이 살아났다는 판단을 하기에는 이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연초 대비 거래량이 늘었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도 이런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자료를 보면 지방 광역시 중에서도 상급지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과 하락이 혼재됐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 두산1차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올해 1월 5억13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4억80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렸다. 해운대구 우동 롯데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지난 1월 5억9000만원을 기록했는데 다음 달에는 5억6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서구 둔산동의 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114㎡는 지난 1월 14억원에 거래된 후 지난달 13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지 "급매 해소 결과"…미분양 적체 심해
현지 공인중개소에서는 가격을 내린 매물이 새 주인을 찾아가면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운대구 A공인중개업소는 "실수요자들이 지금 내 집 마련을 할 기회로 생각해서 급매로 나온 물건 거래를 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했다"며 "인기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해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는 "가격이 내려간 아파트, 그중에서 신축은 거래가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파트 거래량이 늘었지만, 미분양 적체는 아직 심각하다. 국토부가 공개한 2월 미분양 주택 현황에서 부산의 미분양 주택 수는 4565가구로 전달보다 39가구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261가구로, 지난 1월 2268가구에서 7가구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구와 광주, 충청남도의 2월 미분양 주택 추이도 각각 전월 대비 309가구, 135가구, 992가구 증가했다. 특히 대구는 2월 미분양 주택 수가 9051가구, 준공 후 미분양 306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미분양이 많았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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