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별 상호관세 90일 유예
대중 관세는 125% 상향해 즉시 발효
관세 전선 中으로 좁히며 무역 전쟁 우려 진정
S&P 17년, 나스닥 24년만에 최고 랠리
기술주 급등…테슬라 23%·엔비디아 19% ↑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전격 유예 조치로 폭등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 나스닥지수는 12% 넘게 폭등해 5년 만의 최대 랠리를 펼쳤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62.86포인트(7.87%) 급등한 4만608.45에 장을 마감했다. 2020년 5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74.13포인트(9.52%) 치솟은 545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57.06포인트(12.16%) 폭등한 1만7124.9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일간 상승폭은 각각 2008년, 2001년 이후 17년, 24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관세 유예 조치가 증시 폭등의 기폭제였다. 그는 이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25%로 올리고, 다른 나라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전격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정 직후 상호관세를 전면 발효한 뒤 약 13시간 만이다.
앞서 미국은 전 세계 모든 교역국에 '10%+α'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5일 10%의 기본관세를 먼저 발효한 뒤, 9일 자정 직후부터는 국가별 무역장벽을 감안해 '+α'의 추가 징벌적 관세를 발효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전면 발효 하루도 안 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기본관세 10%를 제외한 '+α'의 관세는 석 달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트럼프발(發)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매수 심리가 폭발했다.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주가와 투자심리가 얼마나 눌려있었는지를 고려할 때 90일간의 관세 유예가 급격한 반등을 촉발하고 있다"며 "관세 시행을 연기함으로써 시장의 걸림돌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 관세율이 세자릿수에 달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 유예가 끝나는 90일 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거래일 보다 8bp(1bp=0.01%포인트) 오른 4.3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3bp 상승한 3.87%를 기록 중이다. 미 국채를 대량 보유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격에 대응해 미 국채 매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종목별로는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2.69%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18.72% 뛰었고 애플이 15.33% 급등했다. 미 완성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7.67%, 9.32% 상승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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