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계' 중고 매물 쏟아졌지만
가격은 한 달 새 70% 급락 '인기 뚝'
선고 결과에 대한 실망감, 가격에 반영
"윤석열 시계, 네고 가능합니다. 과자 한 박스 같이 드려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상품판매 안내 문구다. 재임 중이었다면 제법 귀했을 대통령 시계를, 한창이던 때보다 훨씬 더 싸게 덤까지 얹어 내놓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른바 '윤석열 굿즈'가 중고거래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가격은 뚝 떨어지는 웃지 못 할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윤석열 시계, 네고 가능합니다. 과자 한 박스 같이 드려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이른바 '윤석열 굿즈'가 중고거래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가격은 뚝 떨어지는 웃지 못 할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10일 중고나라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일이었던 지난 4일 이 플랫폼에서의 '윤석열'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전날 대비 165.35% 급증했다. 특히 선고가 있던 4월 첫째 주의 검색량은 3월 한 달 전체와 비교해 무려 3250%까지 치솟았다. '윤석열'은 3월 이후 중고나라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로 집계됐다. 이는 탄핵 선고 주간(지난달 31일~이달 6일) 동안의 중고나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관련 상품 등록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약 한 달간 중고나라에 등록된 '윤석열' 관련 상품은 총 231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6.4건의 매물이 올라온 셈이다. 특히 선고일인 4일 등록 건수는 전날보다 2배 증가했고, 선고 주간인 4월 첫째 주에만 등록 건수가 3월 한 달보다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품목 1위는 단연 '윤석열 시계'였다. 이외에 도서, 우표, 초일봉투, 손수건, 청와대 기념 선물 등 다양한 굿즈가 매물로 올라왔다. 가격은 급락했다. 선고일 기준 '윤석열' 키워드 관련 상품의 평균 가격은 12만7500원으로, 평균 최고가격(42만9800원)을 기록한 지난달 11일 대비 70% 하락했다. 최근 한 달간 최저가격은 8만8500원으로, 파면 이후 주말인 6일에 기록된 것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확인된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선고일 전후로 '윤석열 시계' 키워드 검색량 변화가 두드러졌다. 선고 당일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검색량은, 판결 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검색량 대비 19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 선고 이후 관련 키워드 상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등록과 거래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관련 상품의 중고거래 플랫폼 거래량과 시세는 정치 상황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5~6만원대로 뚝 떨어졌던 '윤석열 시계'의 경우 얼마 뒤 지지층 결집 양상과 맞물려 20만~30만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을 둘러싼 여론이나 대중의 시각이 가장 즉각적이고 예민하게 반영되는 공간이 중고거래 플랫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탄핵 선고 전에는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관련 이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지만, 선고 이후에는 대중의 관심이 빠르게 일상으로 옮겨갔다"며 "특히 일부 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일시적으로 고조된 감정이 실망감으로 돌아서면서, 이러한 심리가 굿즈 가격 하락이란 형태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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