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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적립식과 자산배분 그리고 Stay the 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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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반등 계속 반복해 온 역사
흔들리지 않는 투자 전략 필요

[논단]적립식과 자산배분 그리고 Stay the Co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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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 지수가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했다. 트럼프 관세 충격으로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어떤 모양으로 펼쳐질지 전문가들도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수치만 놓고 보면, S&P500 지수는 대략 4~5년마다 20~30%가량 떨어지곤 했다. 격년으론 10%, 약 30년에 한 번씩은 50%의 큰 하락세를 보였다.


지수가 20~30%가량 단기간에 하락하면 사이드카가 발동하고 언론에서는 패닉이라고 대서특필한다. 최근의 모습이 딱 이렇다. 그러나 시계열을 넓게 보면, 4~5년마다 발생하는 이벤트일 뿐이다. 물론 이번 하락세가 50% 하락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반등에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이라곤 역사의 경험치를 참고할 뿐이다.

필자는 23년째 연금계좌에 한 달도 빼놓지 않고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23년의 기간 동안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정말 여러 이벤트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발생했던 수익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적립식 투자자에겐 약세장이 수익률을 더 높이는 기회이기도 했다.


연금 투자의 기본은 적립식 장기투자와 자산 배분이다. 기본적으로 연금은 시간 지평이 긴 투자이기에 단기간의 마켓 타이밍 전략은 의미가 없다. 계속해서 마켓 타이밍 전략이 성공한다면 모를까(아마 그런 일은 신이 아닌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최종 승자는 적립식과 장기배분 투자자일 확률이 높다.


인덱스 펀드의 아버지 존 보글은 ‘항로를 유지하라(Stay the Course)’고 했다. 주식과 채권 등에 자산배분을 내놓고 주가 움직임에는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항로를 유지하라고 했다. 지금과 같은 시기일수록 연금 투자자들은 존 보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그의 좌우명은 ‘흔들리지 마라’였다.

1980년대 자산운용의 성과 분석이 이뤄지면서 종목 선택이나 마켓 타이밍 전략보다 자산배분의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높다는 게 밝혀졌다. 기금 운용의 혁명을 일으킨 전 예일대 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스웬슨 박사는 자산배분이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100% 아닌 120%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금 자산은 속성상 자산 배분을 근간으로 해야 하는 자산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달리 연금에서는 개별 종목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배분이 더더욱 중요하다. 단순하게 주식과 채권에 자산배분을 하든, 아니면 보다 광범위하게 투자 대상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런 자산배분을 해 나가는 쉽지 않다. 일부 뛰어난 개인 투자자들은 본인이 직접 할 수 있지만 상당수는 그렇지 못하다. 이런 이유로 나타난 상품이 TDF(타깃데이트펀드)와 같은 자산배분형 상품이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 랩어카운트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배분형 상품이 등장했다.


적립식과 자산배분이 만나면 변동성은 줄어들고 약세장에서 주가를 싸게 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너무 간단한 방법이지만 이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절묘한 종목 선택이나 투자 방법보다는 참을성이 더 중요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알 수는 없지만, 혹시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닐까.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존 보글의 조언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지 말고 항로를 유지해야 한다. Stay the Course!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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