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지난해 104조8000억원에 달하며 정부 예상을 뛰어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4.1%로 전년 대비 낙폭을 키웠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때부터 재정준칙 기준(3%)을 앞세웠지만 임기 기간인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적자 비율이 3%를 넘게 됐다.
8일 정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2024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 의결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4조8000억원으로 그해 예산안에 담긴 적자 규모(91조6000억원)를 뛰어넘었다. 전년도 적자(87조원)보다도 규모가 늘며 2022년(-117조원) 이후 두 해 만에 다시 세 자릿수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4대 기금(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것으로,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로 정부 예상치(-3.6%)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건전재정 원칙을 강조하며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했지만 임기 기간인 2022년(-5.0%), 2023년(-3.6%)에 이어 작년까지 달성이 어렵게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대비 세입이 부족했지만 민생 지출을 유지한 결과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초보다 세입이 적게 들어왔다"며 "(예산안 대비) 세수 부족이 30조8000억원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입이 줄었지만 민생과 직결되는 사업들을 유지한 결과가 수치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각 594조5000억원, 638조원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5000억원 적자다. 정부 예상 적자(44조4000억원)보다 적고 전년도 적자(36조8000억원)보다는 많았다. GDP 대비 적자 비율도 1.7%로 정부 예상치(-1.8%)보다 소폭 줄였다. 사회보장성기금수지는 61조2000억원 흑자였다.
지난해 총세입은 535조9000억원, 총세출은 529조5000억원이다. 총세입에서 총세출 및 이월액(4조5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2조원이다. 정부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4000억원을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채무 상환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1조6000억원은 근거법령에 따라 특별회계 자체세입 등으로 처리한다.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산한 국가채무는 1175조원을 기록했다. GDP 대비 채무 비율은 46.1%로 전년(46.9%)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재무제표상 국가자산은 3221조원으로 212조원 증가했고, 국가부채는 2586조원으로 146조원 늘었다. 순자산은 전년보다 66조원 늘어 635조원을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앙정부 채무는 1141조2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21조9000억원 감소했다"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서 19조2000억원을 적게 발행했고, 주택채 발행이 4조6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자산의 경우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지난해 15.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민연금 투자 자산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관련 보고서 내용을 감사원 결산 감사를 거쳐 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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