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원↓→33.7원↑ '환율 발작'
美 상호관세 이은 中 맞불 관세 긴장
협상 여부 따라 변동성 추가 확대 가능성↑
'관세 패닉'에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불 관세로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3.2원 오른 1471.0원에 개장한 후 상승 폭을 소폭 줄여 오전 10시 기준 1460원 후반 선에서 등락했다. 글로벌 무역 분쟁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지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국내외 변수로 급등락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32.9원 내리며 1430원 선(1434.1원)까지 떨어진 환율은 1거래일 만인 7일 재차 33.7원 뛰며 전 거래일 하락분을 모두 반납, 1467.8원까지 올랐다. 4일엔 2022년 11월11일(-59.1원)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더니, 바로 다음 거래일인 7일엔 코로나19 확산 초반인 2020년 3월19일(40.0원)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전날 이런 환율 발작은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와 이어진 중국의 맞불 관세 발표로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가 커지면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의 34% 상호 관세 부과에 대응해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것과 같은 34% 관세로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간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미 보복관세를 8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미국 관세에 우호적인 국가로 제한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이 관세 이슈에 지배될 것이라고 봤다. 관련한 기대와 우려에 따라 급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환율 예상 등락 폭 역시 1420~1490원으로 범위를 키웠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응해 트럼프가 또다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관세전쟁 확산 우려 가 심화했다"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음에도 불확실한 상황이 여전해 위험 회피 심리가 금융시장에 만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출업체 고점 매도와 당국 미세조정 경계감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약세가 두드러진 호주 달러와 원화는 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경우 원화의 추가 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늘과 내일 중국에서 협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면 외환시장 변동성은 추가로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인하 사이클에 있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도 큰 변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달 동결을 예상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관세에 경기 방어 필요성이 있으나 4월 기준금리 인하는 관세 효과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 금융 안정 측면에서 시기상조라고 본다"며 "5월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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