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거래일 주가 20% 급락
"인도 생산은 임시조치…중국 의존도 여전해"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 관세에 대응해 중국보다 관세가 낮은 인도산 아이폰 비중을 늘려 관세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중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더 많은 아이폰을 미국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중국에 대해 34%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20% 관세를 더하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는 총 54%의 관세가 부과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추가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반면 인도산 제품의 관세율은 26%로 중국보다는 낮다.
특히 아이폰16 프로의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로 인해 550달러에 달하는 하드웨어 비용에 300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 따라서 관세가 중국의 절반 수준인 인도에서 아이폰을 들여오면 애플 입장에서는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애플은 2017년부터 파트너사와 협력해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해 왔으며 구형 모델부터 최신 모델까지 생산을 확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약 2500만 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예정이다.
월가는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다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경제는 애플에 완전한 재앙"이라며 "애플만큼 이번 관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의 기술기업은 없다"고 했다. 이어 "아이폰의 90%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 및 조립된다"며 "관세 전쟁이 단기적으로 애플의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도 "애플의 생산 기반이 여전히 ??중국에 집중돼 있다"며 "(공급망에 대한) 이번 변화는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단기적 임시 조치로 보인다. 애플은 현재 상황만으로 공급망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바꾸기에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높은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이날 미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67% 내린 18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9.2%, 4일 7.29% 급락한 데 이어 이날까지 20% 이상 밀렸다. 시가총액도 2조7250억달러로 줄어들며 2위 마이크로소프트(2조6600억달러)와 차이를 좁혔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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