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회계연도가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다. 신입사원들도 대부분이 4월에 첫 출근을 한다. 부푼 꿈도 잠시, 입사 일주일도 안돼 기대와 다른 상황을 마주한 신입사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있다.
3일 일본 TV아사히는 채용 정보 및 퇴직 대행 서비스 업체 등을 인용해 "입사 직후 퇴사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퇴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회사의 직원은 "사표를 우편 발송해달라는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퇴직 대행 서비스 ‘모움리’의 타니모토 신지 대표는 "어제만 해도 8명이었는데, 오늘은 1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입사식이 열렸던 1일에는 5명, 2일에는 8명이 퇴직 대행을 의뢰했으며, 3일 오후 3시 기준으로는 총 31명이 퇴사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타니모토 대표는 "가장 많은 이유는 입사 전에 들었던 이야기와 실제 업무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면, 급여가 사전에 안내받은 금액보다 낮았거나, 근무 조건이 달랐던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퇴직 대행 상담 시 접수된 사례들을 보면 ▲"입사 후에야 주말 근무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입사 전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구인 공고에는 기본급 160만 엔+각종 수당이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기본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 "입사 후 거짓말을 들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그런 회사와는 얼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기업 문화와 관련된 불만도 퇴사 이유 중 하나였다. "사훈을 계속 외치게 하거나, 반복적인 테스트와 지적을 받는 합숙 훈련을 해야 했다"거나 "업무를 몰라서 질문하면 ‘스스로 생각해보라’고 하고, 반대로 스스로 고민해서 해결하려고 하면 ‘모르면 물어봐야지’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도 있다. "입사식 도중 사장이 신입사원과 말다툼을 하다가 그를 복도로 내보내며 ‘너 지금 장난하냐?’라고 꾸짖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초봉 인상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퇴사자가 증가하는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타니모토 대표는 "기업들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나치게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실제 근무 환경이 구직자가 기대했던 것과 다를 경우, 퇴사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퇴사 원인의 20%는 기업 측 문제(소위 블랙 기업), 60%는 기업과 신입사원의 오해나 소통 부족, 그리고 나머지 20%는 신입사원 개인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자의 3년 이내 퇴직률은 약 35%로 최근 1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TV아사히는 세대별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면서 선배 직장인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40대 직장인은 "요즘 시대엔 그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60대 직장인은 "30~40년 전보다 근무 환경이 많이 나아졌다. 쉽게 그만두는 건 아깝다"고 했다. 반면 30대 직장인은 "빠르게 결단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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