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日 24%·EU 20%·베트남 46%
트럼프發 관세 전쟁, 글로벌 전면전 확산 양상
'수출 기반' 韓 경제 빨간불
트럼프, 韓 비관세 장벽 거듭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다. 한국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집권 1기 시작된 무역전쟁 상대국인 중국에는 34%, 중국의 대미 우회 수출 통로로 여겨지는 베트남에는 무려 40%의 관세를 부과하고 영국에는 10%의 기본 세율을 매기기로 했다.
지난 1월 집권 2기 취임 두 달여 만에 대(對)멕시코·캐나다·중국 관세를 시작으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품목으로 전선을 점차 넓힌, 우방도 적도 없는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은 이로써 글로벌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됐다. 세계 최고의 '바잉 파워'를 가진 미국이 자유무역과 규범 중심의 글로벌 통상 질서를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전 세계에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경제·교역 질서가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상호관세, 그들의 절반 수준"…中 34%·베트남 46%·EU 20%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후 4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2기 행정부 참모진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를 주제로 연설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수십 년간 우방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산업, 일자리, 꿈을 약탈당해왔다"며 "다른 국가들은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비금전적(비관세) 장벽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더는 그런 일은 없다"며 "4월2일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기 시작한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10%의 기본관세부터 시작된다. 각국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두루 감안해 무역장벽이 높다고 판단되는 국가의 경우 세율이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의 대미 관세율 추정치와 미국이 향후 부과할 상호관세율이 나란히 적힌 차트를 들어보인 뒤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직접 설명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다. 우리나라에는 25%의 관세가 적용된다. 영국에는 10%의 기본관세가 부과된다. 이 밖에 태국은 관세율이 36%이고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수준의 대략 절반을 부과할 것"이라며 "따라서 관세는 완전히 상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美, 韓에 25% 적용하며 "대미 관세율 50%" 주장…수출 기반 경제 '초비상'
한국도 기본관세의 두 배가 넘는 상호관세율을 적용받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지난해 기준 557억달러로 역대 최대다. 교역으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 구조상 이번 조치로 대미 수출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공식화한 데다, 앞으로 반도체 관세까지 발표할 경우 철강과 자동차, 반도체가 모두 주력 수출품인 한국 경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일단 상호관세를 발효한 뒤 각국과 개별 무역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의원들에게 상호관세가 "상한(cap)"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주요 참모진이 여러 차례 예고한 대로 '선(先)관세, 후(後)협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최근 미 무역대표부(USTR)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36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위치 기반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국방 절충교역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라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대미 관세를 대부분 철폐했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 보인 차트에는 한국의 대미 관세율이 50%에 달한다고 적혀 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미국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과 무역 불균형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관련해 "한국은 자동차의 81%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산 쌀에 최대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비금전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發 관세 전쟁, 글로벌 전면전 확산…무역전쟁 치닫나
그동안 특정 국가, 품목에 국한됐던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 직후 중국에 두 차례에 걸쳐 10%씩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25% 관세를 발표했다가 일단 유예한 상태다. 지난달 12일엔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3일 자정부터 외국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25% 관세 조치도 발효할 예정이다. 여기에 상호관세 폭탄까지 투하하며 관세 전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관세 줄폭탄을 쏟아낼 것이란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발표 후 앞서 예고한 반도체·의약품·목재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 내에 구리 관세 부과도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협상과 동시에 보복 조치를 예고한 캐나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이 맞불 대응에 나설 경우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비화될 것이란 공포감 또한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가 열린 로즈가든은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정책을 발표하거나 정상회담 시 기자회견이 열리는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 후 첫 로즈가든 행사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한 것을 놓고 무역 불균형 해소 및 제조업 복원 수단으로서 관세 정책을 국정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공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초래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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