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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디지털화폐 정부통제? 설계자에 직접 들었다 "단언컨대 불가능"[이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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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 인터뷰
韓 디지털화폐 핵심은 '투트랙 구조'…못 들여다본다
한은·은행만 디지털화폐, 은행·개인은 예금 코인
'세계 최초' 시범 운영 성공적 마무리 후
개인간 송금·바우처 프로그램 다양화 추진할 것

"한국은행은 디지털화폐를 개인에게 직접 발행하지 않습니다. 볼 수 있는데 안 보는 게 아니라, 구조상 못 들여다봅니다."


2일 서울 중구 한은 15층.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의 집무실엔 디지털화폐 관련 각종 발간물과 연구 자료가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부총재보는 2017년 비트코인이 급등하며 온 세상이 떠들썩할 때부터 금융결제국에 몸담으며 한은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를 이끈 주인공이다. 이후 약 8년 만에 세상에 나온 한은 디지털화폐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란 옷을 입고 지난 1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범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을 시작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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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디지털화폐, 종착지는 '기관용'…개인정보 문제 원천 차단

8년간 한은이 구상한 디지털화폐는 모양을 여러 번 바꿨다. 최초엔 중앙은행이 개인에게 직접 발행하는 '범용 디지털화폐'의 모습이었다. 중국 등과 같이 중앙은행이 개인과 직거래 하는 형태다. 이런 방식으로 금융기관 연계 실험까지 진행했으나 결국은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연구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개인정보 통제 우려다. 이 부총재보는 "일부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범용 디지털화폐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범용 방식은 개인정보 이슈 외에도 금융 위기 상황에서 은행 예금이 범용 디지털화폐로 급격히 이탈하는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할 위험, 범용 디지털화폐로 예금 쏠림이 일어나 은행 수신 기반이 약화할 위험 등도 무시할 수 없었다.


방향을 틀어 도달한 게 이번에 시범 테스트에 나서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다. '한은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기관만 취급하게 한다'는 골자로 2023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연구를 이어왔다. 한은과 개인 사이에 낄 기관으론 은행을 택했다. 이미 사회적으로 개인 금융 정보 취급 관련 신뢰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은행과 디지털화폐를, 은행은 개인과 예금 토큰을 주고받는 '투 트랙' 방식을 도입했다. 이 부총재보는 "이번 '프로젝트 한강'에서 디지털화폐와 예금 토큰은 현재의 '2단계 통화제도(투 티어 뱅킹)'를 유지하면서 기반 IT 시스템만 변화한 것"이라며 "한은이나 정부가 개인정보를 들여다보는 문제가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는 점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는 일종의 '지급준비금 토큰'으로 한은·은행 사이에서만 움직인다. 개인은 기존 은행거래와 같이 은행·개인 간 예금 토큰으로 물건 사고파는 것부터 각종 금융 활동을 한다. 이 부총재보는 "현재도 국민은 여러 은행에 예금을 하고, 은행은 본인확인 등을 통해 고객 정보를 관리한다. 한은은 이를 들여다볼 수도 없고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은이 이를 볼 이유도 없다"며 "마찬가지로 이번 디지털화폐 시스템에서 고객별로 거래 내역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 신원정보는 한은뿐 아니라 여타 은행과도 공유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기존과 같이 개인정보 보호법 및 신용정보법에 따라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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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업계 가상자산 주도권 싸움 활발…"외면할 수 없는 현실, 선제 대응 필요"

오해를 불식시켜가며 한은 주도 디지털화폐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이 부총재보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이 퍼지고 각국이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큰 변화의 흐름에 후발주자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이미 암호자산은 투자자산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국채·증권 등 기존 실물·금융 자산도 토큰 기반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등 외부 여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비기축통화국에서 디지털 통화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토큰 기반 플랫에서 여러 자산이 유통되는 상황에서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선 거래를 뒷받침하는 화폐와 지급결제 인프라도 토큰 기반 플랫폼에서 구축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도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기관용 디지털화폐가 갖는 강점으론 안전성과 개방성, 프로그래밍 기능을 꼽았다. 그는 "규제 틀 내에서 안전하게 운영되는 지급수단이라는 점, 전자 지갑을 개설하면 거래 은행과 무관하게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예금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 측면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첫 테스트 단계에선 포함되지 않았으나 프로그래밍 기능이 활성화하면 부모가 자녀에게 예금 토큰으로 용돈을 보내면서 책과 문구류 등 상점과 품목을 지정하는 방식 등으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가맹점 단에선 즉시성과 저비용이 큰 강점이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재난지원금 카드수수료가 2000억원에 달했고 이를 모두 가맹점이 부담했다"며 "예금 토큰을 활용하면 중개 기관 수가 적기 때문에 수수료 비용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별도의 정산 절차 없이 실시간으로 지급이 이뤄진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개인 간 송금이 가능해지면 소상공인이 카드나 페이와 가맹점 계약을 맺지 않고도 은행 예금 토큰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대금을 받을 수도 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서울 중구 한은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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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세계 최초로 시작한 기관용 디지털화폐 시범 테스트의 초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테스트에 참여하는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 가운데 일부 은행에선 계획한 모집 인원을 두 배가량 초과하는 등 예상보다 관심이 컸다. 이 부총재는 3개월간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무리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4~6월엔 이용 상점이 제한돼 있는 데다 아직 테스트 단계여서 서비스 가입부터 이용까지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지속해서 개선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편의점(세븐일레븐) 10% 할인 등 사용처 기업과 참가 은행이 할인 이벤트와 경품 등을 준비했고, 한은도 홍보 이벤트를 준비했으니 충분히 활용 후 피드백해달라"고 당부했다.


조만간 2차 테스트와 개인 간 송금 추가, 바우처 프로그램 다양화 등 활용 사례 확장도 추진한다. 이 부총재는 "오랜 기간 한은에서 지급결제업무를 담당해 온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약속할 수 있는 건,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한은은 우리나라 지급결제제도의 중심에서 화폐와 금융 시스템의 신뢰와 안정성을 우선으로 놓고 움직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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