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의 크기의 화장실에 접이식 침대 놓고 거주
월세 낼 형편 안돼 화장실 거주 택해
"16세에 고향 떠나 스스로 생계꾸려"
중국에서 값비싼 임대료 때문에 근무 중인 회사 화장실에서 사는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8세 양모씨는 중국 남부 후베이성의 농촌 출신으로 현재 후난성 주저우시의 가구점에서 영업직으로 근무 중이다. 양씨의 월급은 2700위안(약 55만원)으로 도시 평균 7500위안(약 152만원)보다 3배가량 낮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임대료는 800~1800위안(약 16만~36만원) 수준이다. 양씨는 월급으로는 월세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 회사 사장의 허락을 받아 사무실 화장실에서 한 달에 50위안(약 1만원)을 지불하고 살기로 했다. 화장실은 6㎡의 크기로 재래식 변기 2개와 세면대 1개가 설치돼있다.
양씨는 이곳에서 거주하기 위해 화장실에 접이식 침대, 작은 냄비, 커튼, 옷걸이 등의 살림살이도 마련했다. SCMP는 "그가 이곳에 거주한 것은 한 달째"라며 "매일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가끔 밤에 국수를 끓여 먹으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본래 이곳은 회사 화장실로 쓰인 만큼 여전히 낮에는 다른 직원들이 사용한다.
양씨는 "변기가 깨끗해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회사가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 "문을 잠그지 않고, 물건이 없어진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사장인 쉬씨는 젊은이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해한다며 화장실 거주를 허락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알고 있다"며 "양씨가 사용하지 않는 사무실 공간이나 한 달에 400위안(약 8만1000원)짜리 방에서 사는 것도 고려했지만, 안전 문제와 직장과의 근접성 때문에 회사 화장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쉬씨는 새로 리모델링한 사무실로 양씨를 이사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화장실 거주 사연은 양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현재 그는 1만5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일각에서 그가 사연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양씨는 "16세에 고향을 떠나 스스로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이 종종 동생의 교육비를 요구하고 있다"며 "한 달에 300~400위안(6만1000원~8만1000원)을 쓰고 나머지는 집과 차를 사기 위해 저축한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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