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1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공식화한 가운데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산불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10조~15조원 규모 추경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대규모 소비 진작 사업을 포함한 35조원 규모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부의 추경 편성 발표에 "적절한 시점을 놓치지 않는 아주 좋은 적기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추경 규모에 대해서도 정부안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증액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여당이 정부에 제안한 사회간접자본 등의 예산도 최대 15조원 범위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산불 재난 극복뿐 아니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충분한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제시한 10조라는 추경 규모가 당면한 위기 속에서 민생과 경제를 회복시키고 재난을 극복하는데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 발표한 35조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에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등의 소비 진작 4대 패키지 사업을 추경안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지역화폐 지원 사업은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충돌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박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전 국민 현금 살포에 당과 정부는 동의할 수 없고, 국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그런 것은 배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내란 사태 이후 급속도로 악화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자극할 과감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난 예비비' 추가 편성을 놓고도 여야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장 산불·수해 등 재난 대응을 위한 예비비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올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삭감 처리하면서 줄어든 예비비를 2조원가량 증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올해 이미 편성돼 있는 예비비가 아직 사용되지도 않았고, 부처별 가용 예산이 남아있다는 점을 들어 여당의 예비비 추경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잡혀 있던 예산을 충분히 투입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잡아야지, 목적을 안 정하고 예비비로 그냥 추가하겠다는 건 정쟁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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