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동 참석자 명단에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CEO가 포함돼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대외개방 의지를 직접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위기와 투자·소비심리 약화,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등을 겪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에도 직면했다. 외국 기업과의 관계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3~24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발전포럼(CDF)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외자기업이 중국 시장에 깊이 융합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럼 기간 애플, 화이자, 마스터카드 등 임원들이 중국 상무부 당국자들과 회동하기도 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중국 경제 실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났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도 CDF 이틀 뒤 포럼에 참석했던 미국 기업 CEO들 및 학계 인사들과 만났다. 당시 시 주석은 "미국을 포함한 각국 기업에 더 넓은 발전 공간(기회)을 제공할 것"이라며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섰다.
최근 시 주석이 올해도 CDF에 참가하는 글로벌 기업 CEO 약 20명과 28일께 만날 계획으로 참석자 명단을 조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외신들은 올해는 영국, 유럽 등 작년보다 다양한 국가의 기업인들이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글로벌 기업과 직접 소통에 나서는 배경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급락이 있다. 지난해 중국의 FDI는 전년 대비 27.1% 감소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하락이다. 여기에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 밖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컨설팅 및 조사 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도 외국 기업 경영진들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에 이번 회동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와 중국의 비야디(BYD), 샤오미 등 경쟁사에 밀렸지만 여전히 중국은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에 가장 큰 시장이다. 여기에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시 주석과의 회동에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년 만에 CDF에 참석한 이 회장은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방문하는 등 중국에서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확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