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업심리지수(CBSI) 86.7…1.4p↑
제조업 수출호조·비제조업 부동산 거래↑
4월 美 상호관세 우려…재차 악화 전망
기업 체감경기가 5개월 만에 개선됐다. 반도체와 무선통신, 자동차의 수출 호조로 제조업 업황이 나아진 데다 건설업 등이 포함된 비제조업에서도 계절적 요인과 함께 부동산 거래가 늘며 분위기가 풀렸다. 다만 다음 달 기업 체감경기는 트럼프 신정부의 상호관세 우려 등에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6.7로 전월보다 1.4포인트 올랐다. 5개월 만에 개선세를 나타낸 것이지만, 비상계엄 사태 등에 체감경기가 악화했던 지난해 12월(87.3)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기업 체감경기 지표다.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의 기대심리가 과거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제조업CBSI는 전월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91.9를 기록했다. 자금 사정, 업황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조업 실적은 금속가공, 석유정제·코크스,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금속가공은 방위산업,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 영향을 받았다. 석유정제·코크스는 싱가포르 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수익성이 증가했다.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30% 인하에 따른 내수 판매 증가, 관세 전 조기 선적에 따른 수출 증가 등으로 개선세를 보였다.
비제조업CBSI 역시 1.2포인트 오른 82.9를 기록했다. 업황, 자금 사정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실적은 부동산업, 운수창고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부동산업은 지난달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아파트 거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운수창고업은 영업일수 증가에 따른 매출 개선과 항공 여객 수요 확대 영향이 컸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골프장 매출이 늘어난 점, 엔화 강세에 따라 일본 관광객이 유입되며 카지노 업황이 개선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음 달 경기는 제조업·비제조업에서 모두 악화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았다. 4월 CBSI 전망은 제조업이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89.9로,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82.4로 조사됐다. 다음 달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전기장비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경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봤다.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다음 달 전망 CBSI 악화엔 트럼프 신정부의 상호관세 관련 우려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다만 관세 영향이 큰 자동차·반도체 업종은 수출에서 안 좋을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석유정제·화학·디스플레이·조선 업종은 반사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며 "상호관세 관련한 내용이 나오면 업종별 반응이 다를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은 이달 계절적 요인이 작용, 날이 풀리면서 나아졌으나 다음 달은 그간 부진이 지속된 영향으로 자금 사정 등에서 악화가 예상됐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과 비교해 3.0포인트 하락한 87.2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87.3으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3308개이며 제조업이 1858개, 비제조업이 1450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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