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동 학부모들, 중학교 유치 나서
“45분 이상 통학에 애들 지쳐요”
“아이들을 위해 중학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건 교육의 기본권 문제입니다.”
광주 동구 지원동 일대 학부모들이 중학교 유치를 촉구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자녀의 학습권 보호와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가칭)지한중학교 유치 추진단’을 꾸리고, 교육청과의 면담과 주민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25일 추진단에 따르면 월남동, 선교동, 주남마을, 육판서마을 등 동구 끝자락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며 최근 몇 년간 유입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단설 지한유치원은 2018년 6학급으로 개원해 현재 9학급 163명까지 늘었고, 지한초등학교는 2017년 개교 당시 7학급에서 올해 24학급 475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그러나 이 일대에는 중학교가 한 곳도 없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등중학교로 배정돼 40~50분 이상을 통학해야 한다. 통학 수단은 버스나 학부모 차량에 의존하고 있다.
이석주 추진단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기 애들 99%가 무등중으로 간다. 여유 있게 잡아도 통학에 40~50분은 걸린다”며 “중학교 들어갈 때쯤 되면 이사 고민하는 집들이 하나둘씩 생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교육청이 제시한 학교 신설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단장은 “교육청 말은, 더는 사람이 안 늘 거고 학급 수도 못 채울 거니까 어렵다는 거다. 근데 그 기준이면 우리는 평생 학교 못 짓는다”며 “18학급 기준은 도심에나 맞는 거고, 우리처럼 외곽 지역은 여건 봐서 유연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애들이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자라고 안정적으로 학교 다니게 하려면, 중학교는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최근 이정선 교육감을 만나 해당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 이 단장은 “그냥 학교 하나 지어달라는 게 아니다. 이 동네는 정주 환경이 다 갖춰져 있는데, 진짜 딱 중학교 하나만 빠져 있다”며 “이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교육 명품지구를 만들자는 뜻도 같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이든 시청이든 구청이든, 다 같이 머리 맞대고 현실에 맞는 기준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도 주민 힘을 모아 지역에 중학교가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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