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간 러시아서 수감 생활
"폭행·고문…죄수들 학대 당해"
"그곳의 친구들 구하는 게 목표"
러시아에 생포돼 679일간 포로 생활을 한 뒤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는 말로 감옥에서의 시간을 표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디종 지역 일간지 르비앵퓌블리크는 프랑스 지역을 돌며 수감 생활에 대해 증언 중인 블라디슬라프 자도린 씨(25)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2022년 2월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뱀섬'(우크라이나명 즈미니섬)을 방어하다가 러시아에 생포, 약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 지난해 1월3일 두 나라가 대규모 포로 교환을 하며 풀려난 바 있다.
자도린 씨는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 여전히 꿈에서 전쟁을 보고, 감옥의 소리를 듣는다"며 수감 생활 동안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도관의 폭행으로 피부색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면서 "그들은 수의학 도구로 모든 신체 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난 불에 탄 사람의 살냄새를 안다. 많은 수감자의 성기가 절단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감옥에서의 굶주림을 회상하며 "모래가 묻은 빵 한 조각만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비누와 화장지, 쥐를 먹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구금 전 120㎏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으나, 석방 당시 몸무게가 절반가량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자도린 씨는 "러시아는 중세에 머물러 있다. 10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죄수들을 학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우크라이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 나라다. 이미 점령돼 러시아 땅이 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주기도 했다"고 폭로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면 러시아 국가를 부르게 했다. 교도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녁까지 계속 불러야 했다"며 "종일 러시아 라디오를 듣고, 러시아 역사를 읽어야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며, 포로 생활로 인한 후유증을 지금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도린 씨는 "내 목표는 그곳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관해 얘기하기 위함도 있으나, 프랑스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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