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 임직원 1000여명 고용불안 예상"
카카오 노조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분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 카카오가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의 분사를 추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오는 19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콘텐츠 CIC 분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카카오 사측이 사전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분사 사실을 통보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분사 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콘텐츠 CIC 경영진은 분사 법인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포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지분 매각까지 염두에 둔 상태로 일단 분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지분 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분사가 시행되면 카카오 조직 내 다음 서비스 관련 인력과 계열 법인 관계자 등 총 10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다음 서비스와 관련한 인력이 카카오 조직도상 300명이 넘고, 유관 업무 담당자나 계열 법인 내 직접 관련 대상자를 포함하면 최소 800명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간접적인 업무 관련 담당자들을 포함하면 약 1000명의 고용불안이 예상된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카카오의 위기는 준비 없는 무분별한 분사로부터 시작됐다"면서 "무책임한 분사와 매각은 모두의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고, 동료들 간 반목과 갈등을 양산하며, 결국 크루들은 방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카카오 그룹 11개 법인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나, 사측이 성과급 교섭을 거부하며 협상이 장기 교착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카카오 콘텐츠 CIC는 지난 13일 타운홀 미팅에서 포털·검색·콘텐츠 분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분사 추진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분사를 준비하고 있어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한 단계고, 이사회에서 확정돼야 한다"며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성을 확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다음의 분사에 나서는 건 비핵심 사업 정리 일환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한때 국내 포털사이트 검색 점유율 1위였던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2%대까지 후퇴했다. 2014년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는 2023년 다음을 CIC로 분리한 바 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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