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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여전히 한국과 격차…기술 자립 가속화[中 기술력 실상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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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중국제조 2025'는 2015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 산업 전략으로, 제조업 고도화를 통해 세계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도체, 항공우주, 선박, 자동차, 로봇 등 10대 핵심 산업을 선정해 기술 자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1위에 올라서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국이지만 중국이 정부 주도의 막대한 투자와 기술 탈취,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빠르게 격차를 좁히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총 5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통해 중국의 제조업이 어느 단계까지 성장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中 반도체, 여전히 한국과 격차…기술 자립 가속화[中 기술력 실상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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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국내 한 보고서가 반도체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브리프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대부분 추월당했다는 전문가 설문 결과가 공개된 것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한쪽에서는 중국의 급성장과 한국의 위기를 경고했고, 다른 쪽에서는 첨단 반도체 핵심 기술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으며, 한국과의 격차는 실제로 얼마나 좁혀졌을까.


韓 반도체, 中에 대부분 추월? 현지 기업들의 평가는

중국 반도체 에이전트업체 WPG홀딩스 고위 임원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계획에서 설정한 260여개의 목표 중 로봇 기술, 농업 장비, 바이오 제약 및 해양 공학 등 분야에서만 일부 목표를 달성했다"며 "신소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중국은 여전히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3년간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해 후속 연구 투자 지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고, 전반적으로 혁신도 부족해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35% 정도 목표를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에 대해 "중국이 한국의 현재 반도체 수준을 뛰어넘는 것은 단기간에는 불가능하며, 미·중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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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조사기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 조사기관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는 2023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2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IC Insights 역시 2021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16.7%였으며, 2026년까지 21.2%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수치는 올해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중국 제조 2025'의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자급률 향상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도 중국은 아직 글로벌 선두 국가들과 격차를 보인다. 2022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약 3.4%로, 한국(17.7%), 일본(8.6%), 미국(52%) 등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은 2022년부터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중국은 여전히 심자외선(DUV)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에 머물러 있다.


미국은 자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조달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공급망 조사에 착수하는 등 첨단 반도체에 이어 레거시 분야에서까지 대(對)중국 규제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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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은 이전보다 발전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지속적인 악화로 인한 인재 교류 중단 등으로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며 "하이엔드 반도체 칩 디자이너 및 하이엔드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인재도 부족하고 반도체 밸류 체인도 여전히 상대적으로 약세 위치에 있어 글로벌 대기업과 직접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中, 공격적 투자…AI 반도체 등서 본격 도전

한국은 현재까지도 첨단 미세공정(3㎚ 이하),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면서,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도 분석한다.


실제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의 경우 7㎚ 공정 칩 생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의 반도체 제조 기술이 14㎚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나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에 탑재된 7㎚ 칩이 SMIC에서 생산된 것으로 평가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나 TSMC가 2㎚ 공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와 제재 속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YMTC도 자체 개발한 Xtacking 기술을 통해 128단 이상의 3D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했으며, 지난해엔 YMTC의 소비자 브랜드 '즈타이 티플러스'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내부에서 160단의 512GB TLC(Triple Level Cell) 메모리 칩이 발견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3440억위안(약 66조4000억원)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일명 대기금) 3차 펀드를 조성했다. 이 기금은 고사양 반도체 기술 자립과 AI 반도체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원 속에서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가성비 AI 괴물’로 불리는 딥시크(DeepSeek)의 탄생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 기존 AI 모델 개발이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과 달리, 딥시크는 소프트웨어 병렬 연산 최적화 기술을 통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챗GPT와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구사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밖에 중국의 비렌 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 캠브리콘(Cambricon) 등 AI 반도체 기업들은 2024년 상반기까지 누적 투자금 120억 위안(약 2조2000억원)을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화웨이는 자체 생산한 Ascend 910C AI 칩의 수율을 40%까지 향상시키며 생산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기술적 진전과 대규모 투자는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술 전문가인 댄 왕 예일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중국의 자급률 향상과 기술 격차 축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특히 AI 반도체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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