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전 대비 1인당 33.7시간 늘어나
집회 대응부터 선고날 돌발상황 대비까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일 이어지면서 현장에 투입되는 경찰들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17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서울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찰 1인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113.7시간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80시간)에 비해 33.7시간 증가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집회에 나선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탄핵 반대 집회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기동대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탄핵 찬·반 집회에 투입된 기동대 수는 5462개 부대다. 1개 부대가 60명 안팎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3개월 동안 누적 인원 32만7000명이 집회에 동원된 셈이다. 또한 전체 경찰 기동대 수가 1만2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인원의 27배에 달하는 인원이 탄핵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
이처럼 경찰이 치안 유지를 위해 총력을 모으는 가운데 일선 경찰관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우선 석 달째 이어진 고강도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또 지난 14일로 점쳐졌던 선고일이 밀리며 언제까지 휴가 사용이 제한되는 분위기로 이어질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뒤 업무 긴장도가 크게 늘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다가오면서 선고 당일 비상 상황을 대비한 훈련까지 증가해 기동대원들은 그야말로 녹초가 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기동대는 최근 방패술과 부대 대형 훈련을 비롯해 인파 안전 관리 등을 위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캡사이신, 120㎝ 경찰 장봉 등을 동원한 훈련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얼마 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시위대가 차벽을 어떻게 뚫었는지 헌재 건물에 어떻게 진입을 시도했는지를 분석, 대응 방식을 교육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당일 '갑호비상'을 발령해 경찰력 100%를 동원하겠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탄핵선고일 대비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 선고일을 전후로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선고 전날에는 서울경찰청 '을호비상'을 통해 전국에 비상근무를 발령하고 선고 당일 전국 관서에 '갑호비상'을 발령할 예정이다.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이 발령되면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하고 경찰관들의 연차휴가가 중지된다. 2번째로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이 발령되면 지휘관·참모는 지휘 선상에 위치해야 하고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경찰은 전국에 기동대 337개 부대, 2만여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동순찰대·형사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한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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