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쏘공'이 만든 부동산 불씨
서울시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송파구 잠실 공인중개소들은 집값 상승의 원흉을 찾겠다고 나선 시와 정부의 단속을 피해 '도둑 영업'이 한창이다. 문 닫은 공인중개소가 즐비한데, 이 지역 집값은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이곳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의 열기가 이어지면서 강동, 성동, 광진 등 주변 지역의 집값도 뛰고 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가 기폭제가 됐다. 대출금리 인하와 이사철 수요 등이 맞물려 상승 폭이 커졌다. 지방 수요까지 몰리면서 가격을 밀어 올렸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오쏘공'(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시장은 끓어 넘치려는데 이를 보는 서울시의 시각은 현실에 맞닿아 있지 않아 이런 시각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시는 해제 후 '평균 집값이 오히려 하락했다'(지난달 28일)고 하거나 '상승률은 미미하다'(이달 9일)고 평가했다.
지난 16일에서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집값이 평균 3.7% 올랐다고 했다. 오 시장도 토허제 시행 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이달 10일 "집값 상승이 비상적으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지정한다고 해도 이미 풀린 집값 상승의 고삐를 잡기는 어렵다. 시장은 조기 대선을 고려한 고도의 셈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판단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복잡해진 정국에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다고 진단하던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승장이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 규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울 것이고 이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시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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