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옌성 클린산업단지 준공
143만㎡ 규모 한국형 산단
디지털기기·자동차업종 등 입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에 추진 중인 산업단지의 기반시설 공사가 마무리돼 본격적인 우리 기업 유치에 들어갔다. 베트남은 중국·미국에 이은 제3 교역국으로 삼성·LG·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현지 사업이 왕성한 국가다.
이번에 조성된 산업단지는 베트남 북부지역 경제권의 요충지로 떠오른 곳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중심으로 한 국내 공공기관 컨소시엄이 사업시행사로 참여해 해외 진출의 불확실성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14일 LH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30㎞가량 떨어진 흥옌성 리트엉켓에 클린산업단지(이하 흥옌성 산단) 조성 공사가 최근 끝났다. 2017년 LH와 현지 지방정부, 현지 기업 간 협력을 맺은 후 꾸준히 사업을 추진한 지 8년여 만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LH 차원에서 처음 조성한 ‘한국형 산업단지’로 143만㎡(약 43만평) 규모다. 산단 조성은 LH(35%)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25%), KBI건설(10%), 신한은행(5%) 등 국내 투자자와 TDH에코랜드(25%)가 합작투자한 VTK(Vietnam Together Korea)가 맡았다.
흥옌성은 글로벌 기업 유치가 활발하고 개발사업이 한창인 지역이다. 흥옌성 산단은 수도 하노이에서 주로 쓰는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50㎞, 베트남 최대 항구 하이퐁항과 68㎞ 정도 떨어져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타이응웬·박닌 공장, LG전자 하이퐁 공장, 현대차의 반조립제품(CKD) 합작사 난빈 탄콩 공장도 반경 40~60㎞ 내에 있다.
주요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와 국도가 있고 하노이 외곽을 연결하는 4번 순환고속국도 공사를 2023년 6월부터 하고 있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2022년 경제성장률이 12.8%, 이듬해 13.4% 등 베트남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LH는 VTK로부터 입주 기업 모집·중개 권한을 위임받아 산단 내 부지를 공급하고 선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앞서 2023년 VTK는 우리로 치면 등기권리증에 해당하는 토지사용권증서를 발급받았다. 입주 기업이 개별적으로 이 증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기반을 다졌다는 얘기다.
통상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워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부지 사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인데, LH 등 공공기관을 필두로 토지 공급에 나서면서 이 문제도 해결했다. 베트남은 국가가 토지소유권을 관리하고 있어, VTK가 현지 성 정부와 토지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용권을 취득한 뒤 이를 입주 기업에 전대차하는 개념으로 용지를 개발한다.
흥옌성 산단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 기업은 30여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디지털기기를 비롯해 소프트웨어·디지털콘텐츠, 자동차, 오토바이·부속품, 산업로봇 제작용 부품, 에너지 저감제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들어선다. 베트남 법인세율은 기본이 20%인데 산단 입주 기업은 이익 발생 후 2년간 면제, 이후 4년간 50% 감면해주는 등 6년간 세제 혜택이 있다.
부품소재 업종이나 고사양 기술 개발산업 등 따로 인증받으면 첫 4년간 면제받고 이후 9년간 5%, 추가 2년은 10% 세율 등 총 15년간 세제 혜택을 받는다. 입주 기업은 토지전차료를 비롯해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유지관리비, 토지임차료, 폐수처리비, 수도·통신·전기 등 기타 비용을 부담한다. VTK 측은 "흥옌성 산단은 범정부 사업으로 성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 등에 있어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흥옌성과 인접한 박닌성에 추진 중인 동남신도시 도시개발 사업은 지난해 12월 사업계획 수립·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800만㎡ 규모로 아파트·빌라 등 주택과 각종 상업·업무시설을 짓는다. 이르면 내년까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LH는 내다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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