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각하 위해 '윤석열 각하'로 부르자"…논란 의식 '빛삭'

SNS에 올린 후 빠르게 게시물 삭제해
'각하'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 부르던 용어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각하(閣下)'라고 부르자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논란을 의식한 듯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이 지사의 주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각하(却下)'돼야 한다는 뜻을 담아 윤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엄중한 시기에 탄핵이 각하되도록, 뜻은 달라도 음이 같은 윤 대통령 각하라고 부르는 운동을 벌이자"며 "탄핵이 각하되도록 하는 간절한 바람이 국민적 요청이 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논란을 의식한 듯 바로 해당 글을 삭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경북지사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각하(閣下)'라고 부르자는 황당한 주장이 담긴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논란을 의식한 듯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이 지사의 주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각하(却下)'돼야 한다는 뜻을 담아 윤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이철우 페이스북

'각하'는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을 높여 부르던 용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노태우 정권에서 이 표현을 가급적 쓰지 않도록 했고, 김영삼 정부 때는 이 표현을 '금지'했다. 이후에도 청와대 내에서 '각하'라는 표현이 일부 쓰였으나, '대통령님'으로 굳어졌다. 외려 최근엔 '가카'라는 말로 조롱의 뜻을 담아 쓰이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를 온라인상에서 '레이디 가카'라고 부르는 식이다.

이 지사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는 지난달 8일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대구에서 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철우 페이스북

이 지사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8일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대구에서 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당시 집회는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 비상 기도회로 경찰 추산 5만2000명이 모였다. 이 지사는 무대에 올라 "시원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도지사는 연설을 못 하게 돼 있다"며 애국가 1절을 불렀다. 경찰은 이 지사가 해당 집회에서 연설하고 애국가를 부른 것이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이 지시 외에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탄핵 전망을 물어본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챗GPT는 각하랍니다"라며 "저도 각하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포스팅했으니 챗GPT랑 저랑 수준이 비슷하다"고 적었다. 그는 "제발 헌법재판관들이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