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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간 돌보던 아들 살해한 80대 아버지…日 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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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펙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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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간 병상의 아들을 간호하던 80대 아버지가 아들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50세가 된 아들을 돌보던 아버지는 자신도 나이가 들면서 쇠약하고 병을 앓게 되자 아들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 아들도 동의했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을 말리며 아들만 죽고 자신은 살았다.


일본 NHK는 10일 "시가현 야스시에서 34년간 병상에 있던 장남을 간호한 82세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10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아들은 16살 고등학교 시절 축구부에 입단해 연습 중 사고를 당한 이후부터 줄곧 누워서 생활했다. 왼손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고, "응"이라는 소리만 낼 수 있는 상태였다. 아버지는 재판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장남을 원래의 몸 상태로 돌려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간병했다. 기적을 믿고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장남의 간병을 쉽게 하기 위해 집도 새로 지어 장애물을 없앴다. 장남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길 때는 10분간 마사지를 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리클라이닝을 이용해 몸을 기울이거나, 등을 문지르는 등 3시간마다 몸을 바꾸었다. 입욕 보조도 1시간 이상 지속했다. 변호사에 따르면, 이러한 간병 덕분에 장남의 몸에는 욕창 등도 없었고, 의사와 간병 시설의 직원들은 "이렇게 깨끗한 몸은 처음 봤다"고 놀랐다고 한다.


기적을 믿고 계속된 간병. 그러나 아버지도 80대가 돼 체력이 쇠약해지고 병을 앓게 된다. 작년에는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메니에르병을 발병해 가끔씩 발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간병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재판정에서 "더 이상 장남을 돌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간병을 못 하면 장남은 고통스럽게 죽게 될 것 같다"며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일본 재판정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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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간병인을 부탁하거나 10년 전에는 장남을 시설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간병인이 자주 바뀌어서 그때마다 간병 방법을 가르쳐야 했고, 시설에 보내는 도중에 사고를 당하는 등의 일이 발생해, 제3자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정신적 부담이 커졌다고 한다. 다른 자녀들에게는 결혼할 때 ‘아버지가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힘든 간병을 부탁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큰 불안을 느낀 아버지는 "나도 죽을 거고, 함께 죽자"고 장남에게 말했고 장남은 저항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아들이 죽고 자신도 죽으려고 하던 때 아내가 달려와 말렸다.

검찰은 "가족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요청하지 않고 피해자를 편하게 해주려는 마음으로 범행에 나선 것은 경솔하고 이기적이었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피고는 언젠가 아들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고, 마사지도 하고 늘 말을 걸며 헌신적인 간병을 해왔다.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다른 자녀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유를 불문하고 살인은 비난 받아야한다"면서도 "긴 시간 동안의 간병에 대한 헌신은 주변에서도 인정하며, 회복을 간절히 바랐던 가운데 돌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은 고려해야 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판단,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의 판결을 내렸다.


NHK는 "이 사건을 비롯해, 가족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고립된 채 간병을 이어가다 결국 범행에 이르는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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