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동남아 등 여행 전 접종해야"
전 세계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지난 6일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18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해외여행 전 꼭 예방접종을 하고 여행 후 발열·발진 증상이 있으면 홍역을 의심하라"라고 당부했다. 많은 한국인이 여행을 떠나는 베트남을 방문했던 환자가 13명, 국내에서 환자와 접촉한 환자가 5명이다. 베트남을 방문했던 홍역 환자 13명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홍역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베트남 체류 기간은 5일~한 달 반 정도였고, 귀국 후 발열·기침·콧물 등 홍역 증상을 보이다가 발진이 생겼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홍역 환자가 지난 2월 11일 기준 약 33만명이며 유럽, 중동, 아프리카 순으로 많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히는 필리핀(4001명), 말레이시아(3753명), 베트남(2105명), 중국(1026명)에서도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홍역은 기침,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증상으로는 발열·발진·입 속 회백색 반점 등이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취약한 1세 미만 영유아는 홍역에 걸리면 폐렴·중이염·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을 자제하고, 방문이 불가피한 경우 예방접종 후 방어면역 형성까지의 기간(보통 2주)을 고려해 출국 전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홍역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백신접종을 하면 100%는 아니지만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 예방할 수 있다. 생후 12~15개월 및 4~6세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MMR)을 접종해야 한다.
한편 미국도 200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나와 비상이 걸렸다.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홍역 환자 대부분은 17세 미만 어린이·청소년으로 전체 환자 가운데 96%는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으며 사망자도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과거 백신 접종률이 높아 홍역이 거의 사라졌으나, 최근 수년간 백신 유해론이 확산해 다시 홍역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은 20여년 전에 제기됐으나, 실제로는 무관하다는 것이 과학계와 의학계의 정설로 굳어진 상태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겠다는 대규모 연구계획을 추진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도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을 여러 해 동안 펴 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CDC 본부장으로 지명한 의사 출신 데이브 웰던 전 하원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펴 온 인물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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