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관세 싸움에 '불똥' 튄 스위스 초콜릿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 린트에도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의 불똥이 튀었다.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 린트. 로이터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를 인용해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린트 운트 슈프륑글리'(이하 린트)가 그동안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초콜릿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절반씩 생산해왔으나 조만간 전량 유럽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린트의 10대 주요 시장 중 하나로, 현재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미국 판매용 제품은 물론 캐나다 수출용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관세 전쟁 여파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초콜릿의 캐나다 판매가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한 제품에 25%, 중국에 2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캐나다도 맞대응에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린트 초콜릿이 캐나다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아달베르트 레흐너 린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캐나다에 공급하는 물량의 전량을 모두 유럽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주요 외신에 밝혔다. 마틴 허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운송 비용이 늘어나겠지만, 관세로 인한 비용이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그 CFO는 "유럽에서 생산된 초콜릿 제품이 미국산보다 캐나다에서 소비자 반발에 덜 직면할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어진 바 있다.

관세 전쟁을 피하기 위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으로 높은 코코아 가격으로 인해 올해 초콜릿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허그 CFO는 밝혔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최근 2년 동안 3배 상승해 지난해 12월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품 가격 인상에도 린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7.8% 늘었다고 폭스비즈니스는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