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점포 폐점으로 실적 하락 우려 커져
"폐점점포 늘어나는데, 실적개선 의문"
대형마트 2위 사업자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경기도 부천 상동점이 오는 7월 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상동점은 전국 매출 1위 점포로 알려진 홈플러스의 '알짜 매장'으로 꼽힌다. 이번 회생절차는 홈플러스가 부채가 쌓인 가운데 실적 악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인데, 우량 점포들을 잇따라 정리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부천시 상동 540-1번지에 위치한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7월 말까지만 영업 후 폐점한다. 폐점을 앞두고 상동점의 주요 테넌트(임대매장)들은 재고자산을 처분하는 등 매장 정리에 들어갔다. 패션 브랜드 탑텐은 이미 매장을 정리했고, 현재는 주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홈플러스가 2013년부터 임대차 매장으로 사용해 오던 곳이다. 2013년 SRA운용에 매장을 매각하면서 15년(2028년까지)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에는 SRA자산운용이 롯데건설과 하나대체운용 컨소시엄에 점포를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주인이 바뀐 뒤에도 영업을 이어갔지만,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동점은 폐점이 가시화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 홈플러스는 임대차 기간 만료 전에 영업을 종료하는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상동점이 있던 자리는 지하 7층, 지상 47층 규모인 1853세대(아파트 936세대, 오피스텔 917호)의 주상복합(롯데캐슬)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약 3조원의 사업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9년 완공 예정이다.
홈플러스 상동점은 전체 점포 중 매출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2022년 홈플러스가 선보인 리뉴얼 매장 '메가푸드마켓'을 개장하기 전까지 전국 매출 1위에 장기간 이름을 올렸다. 최근 대형마트들의 오프라인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상동점은 홈플러스 내에서 전체 매장 순위 5위 안에 들었다. 주변에 오피스텔 단지가 많고 신축 아파트들이 많아 방문객이 꾸준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보 10분 거리에 이마트 중동점이 있지만, 넓은 주차공간과 압도적인 매장 면적, 아이들을 위한 문화센터와 놀이공간 등을 임대매장으로 들이며 매출을 크게 앞질렀다.
홈플러스는 이날 회생절차 개시로 오는 6월3일까지 회생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회생계획안에는 흑자전환 등의 개선방안과 채무변제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법원이 계획을 인가하면 홈플러스는 이를 수행하게 되고 결과가 계획한 내용과 부합하면 법원은 종결 결정을 내리게 된다. 현재 홈플러스 측은 채무변제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채권이 약 2조원 정도인데, 부동산 자산이 4조7000억원에 달한다는 점, 유통업 특성상 한 두 달 동안 1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자들과 어렵지 않게 조정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흑자개선이 빠르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매출 상위 매장이었던 안산점(2021년), 가야점(2021년)에 이어 상동점까지 문을 닫으면서 당장 홈플러스의 실적은 더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된다. 2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 실적 보면 2019년 7조3002억원, 2020년 6조 9662억원, 2021년 6조4807억원, 2022년 6조6006억원, 2023년 6조9314억원으로 우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1년부터는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동대문점의 폐점이 예정돼있고 시기를 조율 중인 매장은 약 7곳에 달한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탑 5 매장들은 매출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 매장들인데, 안산점 폐점(2021년)에 이어 상동점까지 사라지면서 우려가 크다"며 "자산도 이미 줄일 만큼 다 줄인 상태에서 영업까지 할 수 없으면 홈플러스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기업회생 절차에 대한 노동조합 요구서 보낸 상태다. 오는 18일에는 대의원대회 열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고, 회사의 답변에 따라 집회, 파업 등 공동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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