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출범 당일 순항
달라진 주문 환경에 불편 호소도
'복수 거래시대'의 개막을 알린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첫날 순항했다. 4일 국내 증시가 외인·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새 거래소의 등장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주시하며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양 거래소의 시세 차익을 이용한 초단타매매(HFT)의 확산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시스템 정착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첫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메인마켓에선 10개 종목이 전 거래일 대비 평균 0.46% 하락했다. 총 21만3983주가 거래됐으며 거래대금은 약 88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오는 16일까지는 넥스트레이드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S-Oil,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10개 종목만 거래할 수 있다. 이후 거래 종목이 순차적으로 확대돼 3월 말에는 800개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열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왼쪽 3번째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개장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3.04 윤동주 기자
대체거래소 출범에 맞춰 새 단장을 마친 증권사 HTS·MTS의 UI 역시 투자자들을 반겼다. 대신증권의 HTS에 접속해 넥스트레이드 거래 가능 종목 중 하나를 조회하면 통합호가(A) 옵션이 새로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원하는 종목의 시세, 거래량 등을 K(한국거래소) 혹은 N(넥스트레이드) 버튼을 눌러 개별적으로 확인하거나 A를 눌러 두 거래소를 통합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주문 화면에는 자동주문전송(SOR)과 각 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됐다. SOR 주문은 이용자가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최선집행의무에 따라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주문을 체결하는 시스템이다.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선 '스마트 주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다만 새롭게 추가된 '중간가', '스톱지정가'는 양 거래소 중 한 곳을 지정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달라진 주식 거래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도 나오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의 정체에 대한 질문부터 대체거래소에 주문을 넣는 방법 등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한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달라진 주식 주문 화면에 적응이 되질 않는다" "대체거래소 도입 때문인지 증권사 앱에 렉이 걸린다" 등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도 상당수 확인됐다.
특히 동일한 종목이라도 일시적으로 두 거래소의 시세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를 이용한 초단타매매(HFT)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초단타매매는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거래소와 전산 시스템을 직접 연결한 기관 투자자들이 미세한 가격 변동을 이용해 짧은 시간 동안 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두는 트레이딩 방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넥스트레이드의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체결속도는 일반 투자자에겐 유의미하지 않을 수 있으나 고빈도매매자에겐 중요하다"며 "증권사마다 계약 체결 속도가 분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기에 경쟁매매가 집중되는 애프터마켓에서 체결 시간을 장악하는 증권사가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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