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加 25% 관세, 4일 시행"
협상 가능성 일축…무역전쟁 공포 확산
제조업 지표 예상밖 부진에 경기 하강 우려
7일 美 노동부 '2월 고용 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3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 발효 예정인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자 무역전쟁 공포에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제조업 경기 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해 경기 하강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9.67포인트(1.48%) 내린 4만3191.2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4.78포인트(1.76%) 하락한 5849.7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97.09포인트(2.64%) 급락한 1만8350.19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상승하다 혼조세를 나타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오후 관세 발언 이후 낙폭을 급속히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의 관세 관련 질문에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협상) 여지는 없다"며 "모두 준비됐고 내일 발효된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불법이민 유입 문제로 2월4일자로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멕시코, 캐나다가 국경 단속 강화를 약속하자 두 국가에 대한 관세 발효를 한 달간 유예했다. 중국에는 예정대로 10% 추가 관세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는 3월4일부터 멕시코,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같은 날 중국에는 기존 10% 관세 인상에 이어 추가로 10%를 더 올리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관세 협상 막판 타결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됐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그대로 시행한다면 연간 총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이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3개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관세 전쟁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FWD 본즈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어떤 식으로든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이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도 예상보다 부진해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2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을 기록해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의미한다.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확장 국면이지만 전망치(50.6)를 밑도는 등 확장세가 예상보다 느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후퇴 우려가 커졌다.
롬바드 오디에의 플로리안 이엘포 투자 매니저는 "시장에서 미국의 잠재적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계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요일(7일) 고용 보고서에 따라 악화되는 거시경제 모멘텀이 시장의 진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나올 고용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오는 7일에 2월 고용 보고서를 내놓는다.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15만6000건 늘어나 1월 수치(14만3000건)를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틀 앞선 5일에는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의 2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공개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중한 금리 인하 기조를 거듭 확인한 가운데 노동시장 현황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통화당국이 주시하는 주요 경제 지표다. 같은 날에는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나온다.
미 국채 금리는 경기 하강 우려에 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내린 4.15%,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4bp 상승한 3.9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부터 소형주까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8.69%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13% 폭락했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각각 3.56%, 1.68% 하락했다. 소형주도 일제히 내리며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2.64% 내렸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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