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데일리신초, 고독한 미식가 극장판 흥행보도
드라마 영향, 한국내 혼밥 문화·日 돈가스 인기 보도
"尹, 고독한 미식가 팬" 소식 전하며
구속 수감돼 "진정한 고독한 미식가 생활" 아이러니 언급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극장판이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 중인 가운데 일본 매체가 이 프로그램의 한국내 인기와 영향을 다루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했다. 고독한 미식가 팬인 윤 대통령이 구속 수감돼 있는 상황을 전하며 "진정한 고독한 미식가가 됐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전했다.
일본 매체 ‘데일리신초’는 24일 "고독한 미식가가 한국의 식문화를 바꾸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주연을 맡은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지난 1월 29일 개봉 이후 관객 동원 63만 명, 흥행 수익 9억 엔을 돌파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TV도쿄에서 시즌 10까지 이어진 드라마 시리즈를 영화화한 이번 작품은, 마츠시게가 연기하는 주인공인 수입 잡화상 이노가시라 고로가 음식을 찾아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다. 마츠시게가 처음으로 감독과 각본을 직접 맡아 화제가 됐다. 국내서는 드라마 시즌 7에서 진행됐던 한국 촬영이 다시 이루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극장판에는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된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한 배우 유재명이 출입국 심사관 역으로 출연해, 마츠시게가 맛있게 황탯국을 먹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매체는 "고독한 미식가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시즌 7에서는 한국 출장편이 제작됐다"면서 "한국 방영 시 일본어 메뉴가 한국어로 수정되는 등 현지화 작업이 이루어져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 음식전문기자는 매체에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식사는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라는 문화가 강해 혼자 식사하는 것은 ‘외로운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드라마의 영향으로 혼자 밥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고, 심지어 ‘혼밥(혼자 밥 먹기)’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을 정도였다"고 했다.
매체는 고독한 미식가의 영향으로 한국 내 일본 음식점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06년 약 5000개였던 일본식 레스토랑이 2022년에는 약 2만2000개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1~2년 사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서울 신촌, 홍대, 강남 지역에 일본풍 음식점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돈가스 가게라고 했다. 매체는 "신촌 로터리에서 연세대로 가는 길을 따라 약 10m 간격으로 4곳의 돈가스 전문점이 늘어서 있을 정도"라고 했다.
매체는 특히 "한국 내 일본 음식 붐은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취임 후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음식을 접하게 됐고 그로 인해 더 많은 한국인이 일본 요리를 즐기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 대통령 또한 고독한 미식가의 열렬한 시청자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 그는 내란 혐의로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윤 대통령은 독방에서 ‘진정한 고독한 미식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2023년 3월 일본 방문 당시 고독한 미식가 팬이라고 해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3월 16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회담 후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경양식 집에서 이어진 2차 만찬에서 고독한 미식가를 화두로 대화를 했다. 당시 김건희 여사는 "어떻게 주인공은 저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살이 안 찌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그 드라마 주인공이 여기도 왔는데, 많이 먹는 것은 사실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일본 방문에 맞춰 윤 대통령과 서울 용산 집무실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윤 대통령은 일본 음식을 좋아하며,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한국에서 방영되면 반드시 본다고 말했다"보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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