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간 조류충돌 사례 약 30만건 발생해
매년 수백건 사고 발생해도 뚜렷한 해결책 없어
브라질에서 최근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당국이 사고 예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G1과 아헨시아브라질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날 오전 브라질리아에서 이륙해 상파울루 콩고냐스 공항으로 향하던 골 항공 여객기가 새 떼와 부딪힌 뒤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40여분만에 해당 항공기는 긴급 착륙했으며, 부상자는 없었다고 당국은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항을 출발해 상파울루 구아룰류스 공항으로 가던 라탐 항공 여객기가 조류와 충돌한 뒤 역시 리우데자네이루로 돌아갔다. 해당 항공기 맨 앞부분인 노즈 콘(Nose cone)이 파손될 정도로 충격이 비교적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라탐 항공 측은 "크게 다친 사람은 없으나, 승객 정신적 피해 보상 등을 위한 적절한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도 라탐 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새와의 충돌로 브라질 포르탈레자 핀투 공항으로 돌아갔다. 한때 로봇 매까지 동원해 사고 방지에 안간힘을 썼던 브라질 당국은 조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조처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고 G1은 보도했다.
항공기 '조류 충돌' 증가세, 예방 대책은 무엇?
빠르게 나는 항공기와 느리게 나는 새가 부딪히는 조류충돌,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는 작은 새와의 충돌로 비행기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하는 건 바로 충격량 때문이다. 질량과 속도에 비례하는 물체의 운동량 변화가 고스란히 충격량으로 작용한다. 항공기 측에선 새가 항공기와 같은 속도로 날아와 부딪히는 큰 충격을 받는 것이다. 무엇보다 항공기는 무게를 줄이려고 합성소재를 많이 사용해 기체 두께가 얇고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류 충돌로 조종석 앞유리가 깨지거나 날개가 찢기는 건 물론 공기를 흡입하는 제트 엔진 특성상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고장까지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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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항공청(FAA)과 농무부(USDA)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통계를 낸 '미국 민간 항공기와 야생동물 충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여년 간 항공기와 야생동물 충돌은 총 29만6613건이 보고됐으며, 이중 조류 충돌 사고는 95%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미국연방항공청(FAA)과 농무부(USDA)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통계를 낸 '미국 민간 항공기와 야생동물 충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여년 간 항공기와 야생동물 충돌은 총 29만6613건이 보고됐으며, 이중 조류 충돌 사고는 95%다. 2023년 보고된 조류 충돌 건수는 총 1만9603건으로, 2022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항공기 운항과 조류 개체 수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봤다. 국내에서도 5년 6개월간 조류 충돌 사고는 623건으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코로나19 이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세계에서는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조류 충돌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퇴치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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