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 속에 경도 인지장애 환자도 급증세
조기 진단, 적절한 치료 통해 인지기능 회복 가능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 병행해야 효과적
급속한 고령화 속에 치매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100만명을 뛰어넘어 105만여명(10명 중 1명)으로 추정된다.
치매로 인한 사망률(10만명당 사망 인원)도 2013년 17.0명에서 2023년 27.9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요 치료 대상
근래 치매와 관련해 두드러진 현상은 경도(경미한) 인지장애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센텀종합병원 장준호(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치매의 전(前) 단계이다. 즉, 인지 기능에는 이상이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경도 인지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3년 8만 5140명에서 2023년 32만 4900여명으로 10년 새 약 4배 늘었다. 인지기능 장애의 주요 증상에는 기억력 저하, 집중력 저하, 언어능력 저하 등이 있다.
장준호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면 매년 10∼15%가 치매로 악화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발생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고 말했다.
경도 인지장애는 각종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되는 경우도 많다”고 장준호 과장은 설명한다. 또 알츠하이머병의 개념이 정상적 인지기능을 가진 사람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경도 인지장애는 중요 치료 대상이자 적절한 치료단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단 과정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병력을 청취하고, 인지기능 선별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그 후 좀 더 자세한 평가를 위해 신경인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그리고 인지기능 장애로 인해 일상 생활 능력에 장애가 있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한다.
신경인지 검사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면, 원인 질환을 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MRI·PET 영상 촬영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 상태 등을 검사한다.
이런 과정에서 인지기능이 일정 수준(일반적 연령에 비해 1∼1.5 표준편차) 이상 저하돼 있는데, 일상 생활 능력은 정상이고 치매가 아니면 경도 인지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한 병력과 검사 결과와 임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와 예방
경도 인지장애로 진단됐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빠른 시기에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면 뇌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것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거나 뚜렷하면 전문의 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또 운동·인지 재활 등 비약물적 치료법을 함께 실시할 수 있다.
장준호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에 대한 약물치료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원인물질인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해주는 약물이 개발돼 20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약물치료 비용, 뇌부종·뇌출혈 발생 위험성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혈류 증가와 스트레스 감소 등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적극적인 사회활동, 퍼즐 맞추기 같은 두뇌활동도 효과적이다. 아울러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호 과장은 “경도 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이므로, 조기 진단과 관리를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철우 기자 sooro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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