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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지도' 그릴 스피어엑스 개발…1인당 150억 넘는 가치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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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합작 우주망원경 28일 발사
국제 거대 전파망원경 프로젝트 등 협력 통한 기술 발전·비용 절감 기대

오는 28일 낮 12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핵심 기관으로 참여해 개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발사된다.


스피어엑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소형 탐사 계획(Small Explorer program·SMEX)의 일환으로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스피어엑스 우주 망원경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의 Astrotech 처리 시설에서 발사 전 작업을 앞두고 작업대에 놓여 있다. USSF 30th Space Wing/Christopher 제공

스피어엑스 우주 망원경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의 Astrotech 처리 시설에서 발사 전 작업을 앞두고 작업대에 놓여 있다. USSF 30th Space Wing/Christophe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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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엑스는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위한 우주망원경'인데, 이 기술이 바로 천문연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다. 이 기술로 스피어엑스는 지상에서는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을 볼 수 있는 우주망원경이 됐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 파장 영역으로 관측해 약 10억개의 천체들에 대한 물리적인 정보를 얻고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하게 된다.

스피어엑스 연구책임자인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는 국제협력으로 저희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전 프로젝트를 다 참여했다"면서 "세계 최초로 전 하늘에 대한 대기의 색깔을 관측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 경쟁률 뚫고 NASA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 선정 =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미 알려진 '세계 최초'라는 의미보다 '국제협력'에 대한 부분이다. 정웅섭 박사를 필두로 한 천문연 연구팀이 NASA JPL과 Caltech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스피어엑스 우주 망원경이 지난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 도착했다. 스피어엑스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USSF 30th Space Wing/Tony Vauclin 제공

스피어엑스 우주 망원경이 지난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 도착했다. 스피어엑스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USSF 30th Space Wing/Tony Vaucli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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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NASA가 2억4200만 달러(약 3460억원, 발사 비용 제외)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스피어엑스 프로젝트 '소형미션' 연구팀에 1차 선정됐지만, 이듬해 최종 선정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고 2016년 '중형미션'에 재도전했고, 2017년 3개 연구팀과 함께 1차 선정됐고, 2018년 최종심사를 거쳐 2019년 천문연의 '전천(全天)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 기술'이 최종 선정됐다. 당시 경쟁률은 20대 1이었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로 구성된 19개의 연구팀을 물리치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탐사기술이란 평가를 받은 것이다.

NASA에서 추진하는 미션에 대해 각국의 연구팀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으며, 그 가운데 최종 3개 팀을 추려 그 팀을 대상으로 1년간 연구를 평가한 뒤 가장 우수한 결과를 낸 팀을 선정해 미션의 방향을 확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NASA 프로젝트의 최종 연구팀에 선정되는 과정도 높이 평가받아야 하지만, 더 소중한 것은 이후 NASA JPL과 Caltech가 함께한 프로젝트 과정에서 우리 연구팀이 배우고 익힌 무형의 가치다. 정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한국 개발팀은 기기 개발, 자료처리 소프트웨어, 과학연구 등 전반에 걸쳐 30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팀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양유진 책임연구원이다. NASA/JPL-Caltech 제공.

스피어엑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팀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양유진 책임연구원이다. NASA/JPL-Caltec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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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석학과 함께 연구, 많은 것 배웠다…우리만의 우주 망원경 만들 것" = 이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150억원이다. NASA의 프로젝트 예산의 20분의 1도 안되지만, 우리 연구팀이 얻은 가치는 1인당 150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평가다.


연구 주도자 중 1명인 양유진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는 연구 결과물만으로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구물로 미국과 NASA의 유명 과학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문학자, 엔지니어들과 함께 9년 가까이 연구하면서 배운 바가 적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 책임연구원은 "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작은 미션을 계획하는 것부터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 그 이후의 연구 준비를 하는 과정 등을 같이 해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가 있었다"면서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나중에 우리만의 우주망원경을 만들어 보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이 NASA 출신의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청장보다 나은 대우로 영입한 배경도 국제협력을 우주청 주요 업무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우주청은 지난 1월, 2025년 7대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로 국제협력 주도 및 다변화로 글로벌 진출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우주청 개청으로 '국제협력' 본격화 "인적·물적 자원 투입 확대 절실" = 우주청이 가장 친밀한 국제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은 NASA다. NASA와는 지난해 9월 'KASA-NASA 간 우주·항공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와 'L4 연구협약'을 체결했고, 10월에는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을 체결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L4 연구협약'은 우주자원 획득의 단서를 찾을 것으로 여겨지는 제4 라그랑주점(L4) 탐사 임무를 위해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고, 아르테미스 연구협약은 2021년 서명한 아르테미스 협정을 뒷받침하는 협약으로 한국이 글로벌 달·화성 탐사에서 주요 역할을 할 초석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2020년 NASA가 주도해 체결한 국제적 협정으로, 평화적이고 투명한 우주 탐사 및 자원 이용을 위한 원칙과 지침을 규정한 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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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이 올해부터 전력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SKAO(Square Kilometre Array Observatory) 프로젝트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등에 약 13만개의 국제전파간섭계 망원경(SKA)을 설치하는 초거대 국제프로젝트다.


그 외 우주청은 유럽우주청(ESA),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 이탈리아 우주청(ASI), 사우디아라비아 우주청(SSA), 룩셈부르크 우주청(LSA), 우즈베키스탄 우주국(Uzspace) 등 다양한 국가의 우주 기관과 협력 프레임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우주청과 정부가 다방면으로 국제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 간 역할 분담과 협력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 비용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등 우주과학탐사 활동을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ESA는 회원국들이 비용과 역할을 분담해 우주개발을 추진한다.


우주청 관계자는 "한국은 우주청 개청 이후에야 비로소 세계적 흐름인 우주항공 국제협력에 공을 들일 수 있게 됐다"면서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항공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 투입 확대가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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