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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위해 봉사하고파"…76세에 고교 졸업하고 대학 가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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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졸업생으로 국회의원 표창 받을 에정
전문대학 사회복지학과에도 합격해

생업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가 뒤늦게 학업을 이어가 76세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아 화제다.


18일 연합뉴스는 오는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송암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제44회 졸업식에서 우수 졸업생으로 국회의원 표창을 받는 황외숙 할머니의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950년 울산시 울주군 범서면 서사리에서 태어난 황 할머니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남동생과 여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어머니와 논농사와 밭농사를 했다.

일흔 넘어 고교 졸업장 받는 황외숙 할머니. 연합뉴스

일흔 넘어 고교 졸업장 받는 황외숙 할머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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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혼자서 힘든 농사일을 도맡아 하는 것을 볼 수 없던 황 할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후 학업을 멈추고, 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인 20대 중반까지 농사일을 거들었다. 이후 25살에는 친한 언니가 개업한 서울의 식당에서 일을 배우며 정착하게 됐다. 10년간 식당 일을 하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남매를 낳았다. 1992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으로 이사하면서 지방에 계신 어머니도 모셨다.

황 할머니는 아이들을 낳고도 가난과 못 배운 설움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싫어 더욱 악착같이 일했다. 아침이면 우유 배달과 신문 배달을 했고, 배달일이 끝나면 아파트 공사 현장에 나가 노동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파트 페인트칠하기, 입주 청소, 장판, 도배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다. 2008년에는 집 근처에서 3개월짜리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해 곧바로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다.


가족을 건사하느라 배움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일흔을 넘긴 나이에 배움의 갈증을 달래기에 나섰다. 남매를 대학까지 졸업시킨 그는 2020년 초 지인의 소개로 중학 학력 인증기관인 파주시 금촌동에 있는 한마음 성인 중학교 야간반에 입학했다. 고양시 백석동에서 파주 금촌까지 3년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등교한 그는 요양 보호사 일을 하면서 일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금촌역 앞 중학교에 다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남편의 지원으로 지금의 송암고등학교 문을 두드렸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열정이 넘쳤다. 백석동에서 버스를 타고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에서 스쿨버스를 번갈아 타고 통학하면서도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남편의 지원으로 지금의 송암고등학교 문을 두드렸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열정이 넘쳤다. 백석동에서 버스를 타고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에서 스쿨버스를 번갈아 타고 통학하면서도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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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를 졸업하고는 남편의 지원으로 지금의 송암고등학교 문을 두드렸다.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그는 열정이 넘쳤다. 백석동에서 버스를 타고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에서 스쿨버스를 번갈아 타고 통학하면서도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당연히 지각도 없었다. 나이 어린 동급생과의 관계도 좋아 '젊은 누나'로 불렸고, 가끔 수업이 지루할 때는 옛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황 할머니는 "5년간 건강히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도와준 가족에게 감사하고, 우리 반 학우들이 10대부터 40∼60대, 70∼80대까지 다양한 데 손주 같은 친구부터 자식 같은 학우들이 너무 잘해줘 무사히 공부를 마쳤다"며 "결과가 명확히 나오는 수학을 가장 좋아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몰랐던 영어도 배우고 길거리를 지나다 영어로 된 간판을 보면 뜻을 알 수 있어, 그럴 때면 신세계가 펼쳐진 것 같아 너무 신나고 즐거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담임 교사로부터 대학 진학을 권유받은 황 할머니는 최근 전문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암기 등이 버거워진다"면서도 "대학 가서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싶다. 졸업 후에는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를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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