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7번·KBS교향악단 2번
각각 롯데콘서트홀·예술의전당서 같은날 연주
국내를 대표하는 두 관현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같은 날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으로 정면승부를 펼친다.
서울시향은 오는 20~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하며, KBS교향악단은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교향곡 2번 '부활'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정기연주회에서도 부활을 연주한 바 있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2028년까지 5년 임기 동안 말러의 교향곡 9개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교향곡 1번을 연주한 데 이어, 지난달 정기연주회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이번에 연주할 부활을 연주했다.
이번에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7번은 실황 연주를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말러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타와 만돌린까지 포함된 100명 이상의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향이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2016년 3월 엘리아후 인발의 지휘 이후 9년 만이다.
교향곡 7번은 말러가 빈 궁정 오페라 감독으로 재직하며 인생의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에 작곡한 작품으로, 그의 진보적인 관현악 기법이 돋보이는 역작이다. 총 다섯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며, 특히 말러가 작곡한 가장 기괴한 스케르초로 평가받는 3악장을 중심으로 앞뒤 악장이 대칭을 이루는 구조다. 흔히 '밤의 노래'로 불리는데, 2악장과 4악장이 '밤의 노래(Nachtmusik)'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주 시간은 약 80분에 달하는 대곡으로, KBS교향악단이 연주할 교향곡 2번 부활(90분)과 함께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KBS교향악단이 정명훈 계관 지휘자와 함께 연주하는 부활 역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10년 동안 이 곡을 단 두 차례만 연주했다. 2015년 제700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요엘 레비의 지휘로, 2023년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연주회에서는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의 지휘로 선보였다.
교향곡 2번은 다섯 개 악장으로 구성되며, 말러 생전 가장 사랑받았던 작품이자 그의 예술적 정체성을 담은 기념비적인 곡이다. 생과 죽음, 사후 세계와 부활에 대한 깊은 고찰이 음악으로 표현됐으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서 영감을 받아 교향곡에 성악을 포함하는 시도를 했다. 이 시도는 이후 말러의 음악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베토벤이 환희와 평화를 노래했다면, 말러는 부활을 통해 '인간이 다시 일어나는 숭고한 순간'을 표현했다.
이번 연주에는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이단비,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말러 애호가들(말러리안)의 뜨거운 관심 속에 두 공연 모두 이미 매진됐다. 취소표가 나오지 않는 한 추가 예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향은 지난 7일 합창석까지 추가 개방해 입장권을 판매했으나, 이마저도 빠르게 매진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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