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서울 송파서 실종수사팀 조성원 경장
전국 경찰서 가운데 가장 많은 실종 신고 접수
"실종 아동이 이 좁은 차로를 지나간 게 확인되는데요."
지난 13일 서울 송파경찰서 실종수사팀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막내 조성원 경장(34)은 실종 아동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휴대전화 사용 기록, CCTV 영상 분석, 탐문 조사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 경장은 "실종자가 내 가족이라는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수사팀은 신고가 접수되면 단순 가출인지 범죄 연관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초동 대처 부서다. 특히 아동·청소년 및 노약자 실종 사건의 경우 초기 24~48시간이 '골든타임'인 만큼 경찰에게 끈기와 꼼꼼함은 필수다. 조 경장은 “실종자를 찾을 때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는 좁은 통로 등까지 샅샅이 찾아보는 편”이라며 “이런 성격 덕분에 추운 겨울날 술에 취해 외딴 거리에서 정신을 잃은 실종자를 찾게 된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파경찰서 실종수사팀에서는 전국 경찰서 중 가장 많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 하루 적게는 8건, 많게는 20건으로 지난해에만 4500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송파구 거주 인구 수가 66만 명으로 전국 자치구 중 가장 많은 데다 석촌호수, 롯데월드 등 주요 명소를 찾는 국내외 여행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편이라서다. 조 경장은 "실종 신고 접수 건수가 많은 편이지만 과장·팀장 등 총 10명의 실종 수사 경찰, CCTV 관제요원, 일선 지구대 경찰관이 팀워크를 발휘해 사건을 속속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고 접수된 실종 사건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조 경장은 "단순 가출이라고 하더라도 초동 대응이 느려질 시 위험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고가 접수되면 경중을 떠나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조 경장은 지난해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3기동단 31기동대에서 송파서 실종수사팀으로 발령받았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를 공부했는데 유창한 외국어 실력은 조 경장의 가장 큰 무기다. 지난해 11월 송파구 잠실에서 홍콩 국적의 외국인 아버지가 실종됐다는 신고 접수됐는데 조 경장은 통역요원의 힘을 빌리지 않고 즉각 주변 탐문을 통해 신고 접수 후 2~3시간 안에 실종자를 찾았다.
얼마 전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딸의 어머니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 딸이 강남과 강동을 오가는 3412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데 제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않고 휴대폰 전원도 꺼져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 조 경장은 탐문을 통해 실종자인 딸이 평소 타던 버스와 비슷한 번호인 3422번 버스를 탄 것을 확인했다. 버스 기사로부터 “마천역에 내렸다”는 목격담도 들었다. 이에 딸의 어머니에겐 “안심하고 집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 곧 딸을 찾아 인계했다. 실종자 어머니는 송파경찰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조 경장은 "경찰로서 당연한 업무를 한 것이지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경장은 실종 경보 알림 발송 후 이어지는 시민들의 제보도 실종자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경장은 "치매 노인, 어린이처럼 긴급한 실종자일 경우 경보 알림 문자를 전송하고 있다"며 "실종자가 내 가족인 것처럼 관심을 가져주시는 시민들 덕분에 실종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종 수사는 경찰에게 있어 '달리기'와 같다고 했다. 뛰다 보면 페이스(pace)가 올라가듯 실종 수사도 자신만의 수사기법과 노하우가 쌓인다는 얘기다. 조 경장은 “제 강점은 실종자 가족과의 라포(상호신뢰관계) 형성”이라며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조 경장은 향후 어학 능력을 살려 외사 업무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외사 경찰은 국제 범죄 및 외국인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로 주로 국제 수사, 외국인 범죄, 국제 협력 업무 등을 수행한다. 조 경장은 "경찰이 되기 전 국내에 진출한 해외 축구 아카데미에서 통역 지원을 맡기도 했다”며 “외국어 역량,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외사 경찰에서도 한번 활약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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